리뷰

m.blue
2019.10.06
시대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가진 영화
제 24회 부산국제영화제 : 월드 시네마 . 영화는 20세기 초반의 마을을 그리며 그 안에서 현대 사회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든다. 시대에 제한을 두면서 '당시의 폭력성'에 집중하게 만들지만, 조금만 각도를 틀어 달리 생각해보면 그 폭력성은 현대 사회 어디에 대입해도 여전히 유효함을 알 수 있다. 그들처럼 우르르 몰려다니며 여자를 겁탈하거나, 약한 부족을 정복하는 행위는 없다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그 행위의 빈자리를 채우고도 남을 새로운 형식의 수많은 범죄가 생겨났으니. . <화이트 온 화이트>는 엔딩까지 무엇도 확실하지 않다. 아니, 어쩌면 사진사 페트로 그만이 유일하게 남은 도덕적 존재인 것처럼, 결백한 존재인 것처럼 비치지만 엔딩에서 그마저도 '아주 확실히' 깨부수고 영화는 끝이 난다. 결국 그도 학살을 자행하던 자들과 별다른 것 없으며 그 위에서 모든 것을 지휘하던 지주 '포터'와도 다를 바 없다는 걸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감독이 사진사를 등장시키며 사진을 찍는 설정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그 사진을 들여다보는 우리에게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폭력적 사태에 대한 책임이 당신에게도 있는 것 아니냐'며 되묻고 있는 듯하다. . 감독은 마치 죽음을 미화시킨 듯한 한 사진을 보고 이 영화의 영감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리고 그 안에 어떤 형식으로든 가담하고 있는 우리에게, 이 영화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 했다. 개인적으로 엔딩까지 끌어가는 에너지가 담담하면서도 묵직했고, 그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영화를 지켜보고만 있던 나를 반성하게 만든 씁쓸한 엔딩은 쉽게 잊지 못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