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recréer
2019.10.07
슬픔을 아는, 가장 보통의 연애
“슬픔을 아는” 슬픔을 아는 두 사람이 만난다 그녀는 사랑에 차갑게 식었고 그는 사랑에 뜨겁게 괴롭다 사랑이 만든 냉소와 온정은 매서운 겨울을 함께 맞는다 깊어져 가는 하얀 계절 소복이 떨림이 내려앉는다 슬픔에 끌림이었을까 둘은 마음을 기대 슬픔을 안는다 유일한 기적 같은 가장 보통의 만남이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는 연애의 민낯을 비추고 관계에 조소를 날린다. 로맨틱보단 블랙에 가까운 코미디로 쌉쌀하되 끝은 달콤한 위스키 봉봉 같다. 다수를 위한 (상업적) 맛이지만, 진한 페이소스를 녹여 웃픈 감각을 깨운다. 내겐 가장 보통의 실연을 깨워, 아린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자 읽지 않겠다. 다짐했지만 정작 지우진 않은 이별 후 편지(메일) 한 통이 현상됐다. 위스키 봉봉(영화 보통의 연애)에 취한 어젯밤, 그녀의 편지를 500여 일만에 처음 열었다. 숨죽여 문장 위를 무겁게 걸으며 말들이 삐쭉 새어 나왔다. 바로 읽었더라면, 더 무너졌을 말투와 거리감이었다. 아니면 슈퍼 맨스플레인 되어 수화기를 들었을… 조용히 슬픔이 인사해오지만, 나의 바다는 안녕하다. 삶이란 항해에 이별도 보통의 만남이라 알았으니까. 이별에 허덕일 나-들을 위해, 편지는 유리병에 넣어 -‘퐁당’- 자그레브 실연의 박물관으로 띄운다. 나의 실연이 어느 당신께 공감의 위로로 가닿았으면 좋겠다. **소설로 간주할 편지글은 아래 전문 보기(블로그)에… 끝으로, 가장 특별할 연애와 이별에 힘겨워 하는 어느 당신께,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中 -본문의 일부를 옮겨본다. *시련을 실연으로 바꿔읽어봐도 좋겠다. 만약 어떤 사람이 시련을 겪는 것이 자기 운명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는 그 시련을 자신의 과제, 다른 것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유일한 과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시련을 당하는 중에도 자신이 이 세상에서 유일한 단 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 누구도 그를 시련으로부터 구해낼 수 없고, 대신 고통을 짊어질 수도 없다. 그가 자신의 짐을 짊어지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그에게만 주어진 독자적인 기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