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라씨에이
2024.06.19
5.4/납치 생중계란 흥미로운 설정으로 이목을 끄는 데는 성공.
5.4/납치 생중계란 흥미로운 설정으로 이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나 개연성 떨어지는 어불성설 스릴러였고, 설득력 없이 작위적으로 치닫기만 하다 현실감 떨어지는 클라이맥스 및 오글오글 어설픈 교훈 타임을 거쳐 힘 빠지는 억지 반전으로 종결. / 납치 생중계는 흥미를 동하게 만들기 충분한 소재였고, 라이브 방송과 밀실 탈출 스릴러를 접목한 시도도 신선했음. 허나 딱 거기까지였고, 영화는 흥미롭고 신선한 설정과 소재를 능숙하게 다뤄내지 못하고 낭비함. '한정된 공간과 조건 하에서 탈출할 방법을 찾는다'란 밀실 스릴러의 조건이자 매력은 불특정 다수는 물론 특정인과의 소통에 경찰 신고까지 가능했던 라이브 방송 및 스마트폰의 소지 등으로 인해 반감돼버림. 근데 또 라이브 방송이란 소재는 주인공이 차 트렁크 안에 갇혀있단 설정 때문에 비교적 단조롭고 밋밋하게만 사용됨. 라방과 밀실 탈출이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상충되면서 두 가지 모두 제대로 뽑아먹질 못한 채 싱겁게 소모됨. / 폴더폰에 스마트폰까지 있고, 인터넷과 통화까지 가능하며, 범인이 라이브를 키라고 종용한 덕에 시청자와 언론, 대중들에 경찰들까지 납치 사실을 알게 된 상황. 폐차장에서 차와 함께 쥐포가 되고 싶냐 협박은 당했지만 당장의 큰 위협은 딱히 없던 상황에서 유나가 망설임 1도 없이 범인에게 3억 5천을 보내버리는데, 얼추 이 시점부터 슬슬 꼬이기 시작하며 개연성이 무너지고, 설득력은 떨어지고, 몰입도 깨져버림. 아무리 패닉에 빠진 상황이라 해도 주인공이 보여주는 대처들이 영 현실적이지 못하고 답답했으며, 경찰들이 빌빌거리는 것도 자작극으로 의심하는 바람에 타이밍을 놓쳤다는 식의 밑밥을 뿌려놓긴 하지만, 상황이 거의 다 종결될 때까지 손가락만 빨고 있었던 걸 모두 납득시켜줄 만큼은 아니었음. 이외에도 앞뒤가 맞지 않고 의문이 생기는 지점이 수시로 보였고, 이야기를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하기 위해 작위적으로 손 쓴 티가 적잖이 나서 자꾸만 현실을 고려하게 됐고, 온전히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음. / 흥미 본위의 고자극만을 쫓으며 폭주하는 라이브 방송 시청자 및 대중들과 거짓된 모습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상품화하는 유튜버 및 인플루언서 세계의 생리 등, 인터넷 방송 문화 전반에 대한 비판과 풍자 카드를 꺼내들며 후반부 클라이맥스를 할애하는데, 전반적으로 메시지가 하나같이 속 빈 강정 같은 느낌이었고, 시청자들의 반응이나 댓글 내용 등의 연출도 작위적으로 꾸며낸 느낌이 들어서 오글거렸음. 인터넷 방송 하면 떠오르는 스테레오 타입을 곧이곧대로 두른 인물 및 재료들로 딱 스테레오 타입 수준의 세태들만 뭉뚱그려서 겉핥기식으로 지적하는 느낌이었음. 개인적으로 라방이나 인터넷 방송을 즐겨보진 않기에 솔직히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그런 입장에서 봐도 인터넷 방송 문화에 대한 이해가 썩 잘 돼있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이야기를 짜고 어설프게 메시지를 떠올렸단 느낌을 받았음. / 홍보 영상 좀 찍어달라고 주인공을 귀찮게 하던 경찰이 범인이었다는 반전. 예상치 못한 게 아니라 예상하지 않은, 설마 그걸 반전으로 삼겠나 싶어서 애초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경우의 수가 떡하니 반전이랍시고 펼쳐짐. 딴 것 다 떠나서 딱 크루세이더가 자살을 택하게 된 상황만 놓고 보면 솔직히 유나가 그렇게까지 잘못한 건가 싶었고, 아들을 잃었으니 뭐라도 탓하고 싶었겠지만, 범인의 동기 자체가 영 억지스러워서 갑자기 굳은 표정으로 뒤돌아서는 범인의 모습이 영 달갑지 않았음은 물론 오글거리기까지 했음. 겉핥기에 속 빈 강정 같긴 했어도 메시지를 전하는 데 나름 공을 들이길래 만든 쪽의 의도만큼은 진심이겠거니 했지만, 이런 식의 반전을 들이미는 걸 보고 딱히 깊은 뜻을 품고 만들진 않았구나 싶었음. / 사실상 박주현 배우의 1인 캐리나 다름없었는데, 비교적 아직 영화판에선 생소한 얼굴임에도 안정적으로 극을 이끌어 갔음. 가끔씩 다소 오버스러운 모습이 보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해당 상황에 들어맞는 실감나는 열연을 펼쳐줘서 이야기의 개연성과 설득력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그나마 부분부분 몰입할 수 있었음. / 주인공 박주현 배우는 문득문득 요즘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로 핫한 김혜윤 배우랑 닮아 보일 때가 있었음. 개봉 전 포스터나 예고편으로 볼 땐 옥자연 배우가 떠오르기도 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