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지니어슬
2019.10.19
스포일러 주의!
아름다운 클레르(루 드 라쥬)는 그의 계모 모드(이자벨 위페르)와 함께 아버지가 남기고 간 궁전 같은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어느 날 자신의 애인이 클레르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모드는 클레르의 암살을 사주한다. 위험을 피해 도망친 클레르는 한 시골마을에 다다르게 되고, 그 곳에서 7명의 남자를 만나며 자신의 숨겨진 욕망을 깨닫는다. ⠀ 백설공주 동화를 현대판으로 각색한 영화 <스노우 화이트>에는 끝까지 왕자가 등장하지 않는다. 총 7명의 남자들이 스쳐가긴 하지만 클레르는 그 중 어디에도 귀속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은 클레르가 잠재되어있던 자신의 욕망을 깨우치고, 이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도록 도울 뿐이다. 글을 이쯤 쓰다보니 이 영화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는지 대강 가닥이 잡힌다. 하지만 여성의 주체적인 성적 욕구라는 주제가 이미 지나간 플로우로 느껴져서일까. 결과적으로 영화의 주제는 너무나 진부하고 실망스러운 방향으로 나아간다. ⠀ <아뉴스 데이>의 감독 안느 퐁텐의 영화이자 이자벨 위페르가 계모 모드 역할로 등장한다고 해서 여러모로 기대를 품었었다. 하지만 내용이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불편하게 흘러간다. 특히 계모가 남자때문에 의붓딸을 죽이려고 한다는 점, 클레르를 해하려던 킬러가 ‘조금만 덜 예뻤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라는 시대착오적인 대사를 한다는 점이. 게다가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영화 속 시선들이 관음적이다. 신부를 제외한 모든 남자 등장인물들이 클레르에게 끈적한 시선을 던지고, 그도 그 시선이 싫지 않는듯 그 기대에 웬만큼 부응해준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인 느낌이 백설공주 하면 떠올릴 법한 포르노적 상상들을 실현해낸 것처럼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