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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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식상함에 한숨 쉬다 갑자기 숙연해진 마음

솔직히 말하면 영화는 너무 뻔했다. 오프닝부터 태인이 대의에 가치를 두고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걸 보여줘서 영화가 어떻게 흘러갈지 훤히 보였다.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서라도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여긴 태인은 전형적인 영웅이었다. 그리고 비행기를 납치한 용대 역시 흔한 스타일의 캐릭터였다. 사람답게 살지 못하게 하는 주변 환경이 그를 삐뚤어지게 만들었고, 하나뿐인 가족인 어머니마저 잃자 모든 것에 환멸을 느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했다. 주요 캐릭터들은 물론이고 다른 인물들 역시 전형적이었다. 기장인 규식과 승무원 옥순은 태인을 뒷받침하는 캐릭터라 그와 뜻을 같이 하고 있었고, 승객들 중에는 정의로운 캐릭터가 있는가 하면 돈밖에 모르는 캐릭터 또한 존재했다. 그리고 바람잡이 역할의 캐릭터, 안타까움을 느껴 동정심을 유발하는 캐릭터들도 있었다. 등장한 인물들뿐만 아니라 흘러가는 방향 역시 너무 빤히 보였다. 폭탄 테러가 일어나 비행기가 방향을 틀면서 누군가가 다치고 금방 들킬 계책을 마련했다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러다 다시금 도발이 일어나 극한의 방향까지 내달리다가 신파로 이어지는 걸 보며 뻔해도 너무 뻔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런 전개로 인해 속으로 한숨을 쉬고 욕을 하던 나를 갑자기 숙연해지게 만들었다. 영화 마지막에 이 사건이 실화였다는 걸 밝히며 보여준 사진들과 자막으로 인해 죄송스러운 마음까지 갖게 했다. 오프닝에서부터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밝혔기에 어느 정도의 실화에 각색이 들어갔겠거니 했는데, 결말 장면과 실제 사건이 똑같았다는 걸 보여줘서 놀라게 만들었다. 너무 영화적이고 극적이라 뻔해서 아쉬움이 쌓여만 가던 마음을 단번에 돌아서게 했다. 허구는 실화를 이길 수가 없었다. 하마터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거나 많은 이들이 또다시 북으로 납치되었을 텐데, 실제 주인공의 숭고한 희생 덕분에 또 다른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다. 몰랐던 실화를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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