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부끄러움을 아는 것

박동호는 흥미로운 캐릭터이다. 검사 출신의 그는 행동 하나하나가 거침없고 신념을 위해 목숨도 던지며 부끄럽지 않은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정수진은 운동권 출신의 성공한 민주정부 여성 정치인이라는 독보적인 캐릭터성을 보여준다. 한때 좋은 세상을 꿈꿨지만 가족 문제로 발목에 족쇄를 달며 부조리에 눈감은 인물이다. 작중 등장하는 캐릭터의 수많은 선택과 대립은 지난한 현대사 속에서 우리를 스쳐지나간 여러 정치인들의 행보와 비슷하다. 작품 밖 시청자는 흥미로웠지만 과연 돌풍의 세계관 속 국민들은 얼마나 고통받았을지 눈에 선하다. 정치란 무엇인가? 국민들을 잘 먹고 살게 하는 것이 정치라고 배웠고 그동안의 배움에 대해 의심한 적도 없다. 그러나 돌풍을 보며 다시 내 자신에게 물어본다.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는 수오지심이다. 수치와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자신이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도록 스스로 반성하고 부끄러운 세상에 대해서 엄중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결국 박동호가 정치적 갈등에서 승리한 것도 그가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가슴에 큰 울림을 준 명작이다. 두고두고 다시 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