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심재영
2019.10.31
책의 논란 때문인지 영화는 개봉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고, 보지도 않고 별점을 테러하는 건 무슨 관행이 된 듯하다. (물론 그 반대도 있을 것이다.) ⠀ 나는 이게 너무 안타깝다. 뭐든 직접 보지도 않고 주변 사람들 말말말에 휩쓸려서 무작정 까내리거나 옹호하는 거. 그리고 그 작품을 본 사람의 평가마저 달라지는 것. 정말로 작품 하나 본 거 안 본 거, 좋다고 한 거 나쁘다고 한 거 가지고 그 사람을 판단하고 거른다고? 이게 무슨 포르노나 범죄 영상인가? 왜들 그리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모르겠다.? ⠀ 도서 <82년생 김지영>은 국방부 선정도서였고 진중문고로 부대에 입고 됐다. 군대에 있을 때 몇몇 사람들은 이 책을 과장되고 편향된 쓰레기 취급을 했다. 문제는 이 책을 읽지도 않고서 주변 사람들에 휘둘려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와 반대로 읽지 않고서 신봉하고 옹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중오필찰 중호필찰이라고, 물건인지 쓰레기인지는 조금이라도 직접 살펴본 후에 판단함이 옳다. 이 책을 읽거나 영화를 봤다는 이유만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는 세상이다. 정말로? ⠀ 개인적으로 소설은 읽은지 2년이 넘어서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넘어가더라도 영화는 충분히 잘 만든 작품이었다. 보지 않을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영화가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편향적이지는 않다고 느꼈다. 오히려 남편과 남동생은 반성과 사과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김지영이 겪는 고통을 남성의 관점에서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한 티가 난다. 소설의 논란을 의식한 듯 여성 영화보다 가족 영화의 이미지가 더 짙다. ⠀ 그렇다면 김지영이 겪었던 일들이 억지스러운가? 나는 여성도 80년대생도 아니고 미혼에 직장도 안 다녀봤으니 왈가왈부할 수 없는 얘기지만, 당장 우리 엄마나 사건 사고만 봐도 누군가는 경험했을 일이지 싶다. '요즘 저런 일(사람)이 어딨어.'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다행히 본인이 그러지 않으며 본인 주변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거지, 사회 전체로 일반화할 수는 없지 않을까? 작품에서 나오는 모든 내용을 모든 여성이 겪는다고 일반화하는 게 비판받는 것도 마찬가지이듯이. (소설에서 이를 모든 여성이 겪었다는 식으로 서술 했다면 사실 관계에 따라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영화는 김지영 개인과 가족에 초점을 두고 있다.) ⠀ 물론 김지영 세대의 여성들이 실제로 얼마나 많이 그런 일을 겪었냐며 따지고 볼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그걸 내가 알 수는 없지만, 주인공이 겪은 일들이 정말 시대착오적이고 잘못된 설정이라면 이는 소설의 사실성이나 개연성을 떨어트리므로 비판받아야 함이 옳다. 그러나 이 작품이 함의하는 바가 '그 세대 여성은 그랬어'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가지고 작품을 넘어선 비난으로 호도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무엇보다 많은 여성 독자들이 공감한다는 건 작품의 내용이 구라뽕쟁이만은 아니라는 방증이다. ⠀ 그러므로 이 작품에 공감할 수 있고 좋다고 생각하면 개인에게 좋은 작품인 거고, 너무 과장되고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안좋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국가에서 검정한 성평등 교과서가 아니다. 그냥 각자 판단하고 서로 생각이 다르구나 하고 즐거운 토의 정도면 되지 자꾸 이런걸로 물고 뜯으면서 혐오발언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