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 2018

2019.11.01 17:54:16
Black Gospel Soul을 채 느끼기도 전에... / 어메이징 그레이스 Amazing Grace (2018)
Black Gospel Soul을 채 느끼기도 전에... / 어메이징 그레이스 Amazing Grace (2018)

Aretha Franklin은 R&B나 소울음악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번쯤은 들어보긴 했을 것이다.
나 역시 히트곡들은 잘 모르지만 이름정도는 익히 들어 알고 있는터라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더욱이 어설픈 전기영화가 아닌
공연실황을 다큐멘터리방식으로 담아냈다기에 나름의 작은 기대를 품고 영화를 기다렸다.

이미 Aretha가 당시에 석권한 타이틀은 실로 대단한 업적들이었다.
그런 그녀가 한 교회에서 Black Gospel을 실황으로 담아내기 위해
여러 유명뮤지션과 엔지니어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영화가 바로 이 영화인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애매한'영화라는게 나의 결론이다.

이 영화에서는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보인다.
이제 그것들을 하나씩 짚어봐야겠다.

우선 한국에서 이 영화를 누구를 위해 상영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되었다.

영화의 시작에 앞서 공연장(정확히 말하면 이름을 알수 없는 흑인 침례교회이다)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 James Cleveland목사는
(사실 난 Aretha 보다 James을 더 잘 알고 있었다. 이런데서 보게 되다니 영광)
이 이벤트의 속성은 'religous service'라고 분명하게 미리 언급한다.

그렇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Black Gospel Soul Singer'인 Aretha의 '음악예배실황'이었던 것이다.

이 영화를 보기위해서는 여러 준비요소가 필요한데 그들 중에 하나라도 결여되어 있다면
쉽게 보긴 힘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영화를 보기위해 준비할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R&B와 Soul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관심
2. Black Gospel에 대한 직/간접경험과 이해
3. 기독어휘에 대한 영문/국문 이해력
4. 엉망진창이 된 번역을 가려줄 작은 받침대


1. R&B와 Soul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관심

R&B와 Soul음악의 발생기원이나 음악적 의미를 폭넓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 영화를 충분하게 즐기기는 조금은 어렵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로부터 괄시의 대상이었던 흑인.
그리고 그들의 노예생활속 민중가요같던 음악이
자주권을 인정하고 지지해주는 교회로 모이게 하였고
그렇게 시작되어 파생된 각종 음악들 중 일부가 R&B로 발전하게 되었다.

기독교는 약자에 대한 평등과 안위, 박애의 종교이므로
당대 흑인의 정서에 더욱 강렬하게 새겨질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 가사와 단어 하나하나에 그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엿볼 수 있다.
이는 그들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 공감의 폭 역시 달라질 것이라는 추측이다.


2. Black Gospel에 대한 직/간접경험과 이해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이 떠오른 인물은 'Kirk Franklin'이라는 아티스트이다.
아마 근래들어 Black Gospel을 가장 강력하게 다루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아티스트중 한명일 것이다.

필자의 경우 Kirk같은 아티스트들의 공연실황을 종종 보곤 했기때문에
이번 Aretha의 공연실황은 Kirk의 Old-school 버전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흔히들 알고 있는 유명흑인 가수들도 마찬가지다.
Whitney Houston, Lauryn Hill, Ray charles 등 과 같은 아티스트들의 공연실황을 보면
Aretha의 공연이 이질적이거나 난해한 느낌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3. 기독어휘에 대한 영문/국문 이해력

위에서 서술했다시피 이 영화는 단순한 다큐도 아니고, 일반적인 음악도 아닌
'기독교 음악예배실황'이다.
많은 사람들이 잘 알겠지만 일반어휘와 종교어휘는 그 용도에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이 영화는 대화라는 것도 사실상 별로 없을 뿐더러,
대다수는 노래가사이며
그나마 있는 작은 대사조차 설교뿐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사용되는 어휘에 대한 부담감 또는 이해도가 떨어진다면
이 영화를 충분히 즐기기엔 조금은 부족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4. 만신창이가 된 번역을 가려줄 작은 받침대

이제 막 영어를 배웠는데 생각보다 꽤 괜찮게 하는 사람이 작업한듯한 이 번역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이 영화가 최악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오번역이다.
(확신컨대 이 번역가는 다른 직장을 찾아보는게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다.)
나의 영어수준과는 별개로 영화를 보면서 번역으로 이렇게 불편했던 적은 처음있는 일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자막이 없었길 바랬던 인생 첫 영화였다.
억지로 끼워맞추기식도 아닌 제멋대로 해석해버린 오역투성이의 자막과 번역은
소름돋을뻔한 몇번의 장면에서 끊임없이 튀어나와 나의 집중력을 짓뭉개버렸다.

차라리 번역을 하지 않고 원가사를 띄워주는게 천만배는 좋았을 뻔 했다.(모르면 그냥 손대질 마라...)
어차피 소울가사는 번역하는순간 전달력이 상실된다
라고 생각을 해도 이건 너무 문제이다.


이대로 상영관에 걸린다면 반드시 필요한 것 하나.
바로 자막이라도 가려줄 작은 받침대를 꼭 가져가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권장하는 관람법은
DVD로 정식 발매되면 그 순간을 기다리며 영화관람을 미루라 말하고 싶다.
번역이 바뀌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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