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전작의 장점은 줄고 단점은 늘고

시리즈가 잘 나오지 않는 한국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반갑고 특히 조금은 허무맹랑하지만 자기 색이 확실했던 <신의 한 수>이기에 더더욱 반가웠다. 2014년 <신의 한 수>는 '어차피 싸울 거 왜 바둑을 둘까'하는 궁금증을 자아낼 정도로 깊이감이 아쉬웠지만 한 편의 케이퍼 무비를 보는 듯한 구성과 바둑이 갖는 신비한 이미지, 무엇보다 시원시원한 액션으로 꽤나 흥행했고 필자 역시 만족스럽게 본 영화였다. 전작에서 의문의 고수로 등장해 떡밥만 남긴 귀수의 이야기로 스핀 오프가 나온다기에 꽤나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이 영화에는 실망한 부분이 만족한 부분보다 훨씬 많다. 전작과의 관련성이 사실상 없다시피 한 것이야 그렇다 치지만 <신의 한 수: 귀수편>(이하 <신의 한 수 2>)은 전작의 장점은 줄고, 단점은 늘어나버린 일종의 총체적 난국이었다. 전작의 장점은 앞서 말했듯, 바둑의 이미지와 시원시원한 액션이다. 전작에서부터 바둑의 이미지만을 차용하고 그 깊이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은 가득했지만 이미 액션 영화로의 방향이 확고하게 잡혔기 때문에 케이퍼 무비의 형식으로 일종의 전문가들이 모여 도장 깨기를 하듯 벌어지는 액션만으로도 영화는 보는 이들에게 재미를 선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의 한 수 2>는 바둑의 비중이 많이 늘었다. 도장 깨기 형식은 여전하고 각 대상마다의 이미지도 개성 넘치도록 그려졌지만 바둑의 진입장벽과 이를 설명하기 어려운 영화의 특성상 전작에서 드러난 단점, 깊이감의 상실은 더더욱 크게 느껴진다. 특히 주요한 악역들을 순전히 바둑으로만 이기기 때문에 영화에서 갈등을 이어나가는 양상은 피상적인 긴장감에 불과하기에 영화의 소재에 대한 깊이감은 물론이요 이야기가 주는 긴장감의 굴곡 역시 많이 아쉬운 편이다. 인상적인 액션 시퀀스들이 몇몇 등장하긴 하지만 이를 유도해내는 방식 역시 개연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전작이 동일 대상과 바둑으로 시작해 액션으로 마무리하면서 액션으로의 유도가 자연스러운 반면 <신의 한 수 2>는 그 대상이 서로 달라 이를 유도해내는 동기가 약하다. 그리고 이후에 액션으로 유도하는 방식 역시 우연히 조우하는 인상이 강해 액션 시퀀스의 동기 자체가 매우 약하다. 액션 시퀀스 역시 스타일리시 하지만 다수의 컷들에서는 정확한 동작의 포착이 어렵도록 연출, 촬영, 편집되어 아쉬운 부분이 있으며 무엇보다 액션의 임팩트나 비중이 전작보다 많이 줄어 아쉬움을 자아낸다. ​ 인물을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도 전작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 많다. 복수의 대상과 그에 대한 동기가 명확한 전작과는 다르게 <신의 한 수 2>는 비교적 그 대상이 중구난방인 편이다. 중요하게 작용하는 허 선생[김성균 분]의 캐릭터도 비교적 허무하게 퇴장하는 편이고 주요 악역으로 등장하는 외톨이[우도환 분] 역시 등장이나 활용 모두에서 이야기 전반과 동떨어진 느낌을 강하게 준다. 영화 초반, 주요 캐릭터 전체를 화려한 이미지로 소개하는 대목이 있는데 어쩌면 이 영화의 아쉬운 깊이감을 덜어내고자 직접 소개한 것이 아닌가 싶지만 그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다. 전편을 계승하고자 하는 속편은 전작에 대한 기대치를 만족시킴과 동시에 속편만의 새로움을 제시해야 하기에 만드는 입장에서 분명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신의 한 수 2>는 그런 면에서 더더욱 만화적이고 화려한 스타일을 제시하는 등 성과는 분명 있었지만 영화의 전반적으로 따졌을 때 전작의 장점인, 단순한 이야기가 주는 쾌감과 시원한 액션은 많이 사라져있고 영화의 단점인 부족한 깊이감과 각본의 부실한 개연성은 더 커져 있었다. 이후에 이 시리즈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전작에 비해 아쉬운 속편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