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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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1

스포일러 주의!

- 변하지 않는 사회에 대한 지루함이 ‘촌스럽다’는 감정으로 변할 때,

01. 영화<블랙머니>를 봤다. 영화는 ‘거시적’,’미시적'관점으로 사건을 보는 인물들로 등장한다. ‘나’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위해, 박수경은 타살이라는 심증을 갖는 ‘나’를 믿으며 불법적인 일도 서슴치 않고 벌이는 검사 양인혁(조진웅)과 ‘모든 사실과 정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위한 일을 하고자 하는 김나리(이하늬)로 말이다. 그러나 이들이 갖는 시선의 범위는 뒤바뀐다. '나'를 위하던 양인혁은 '대한민국'의 정의를 위해 검사직을 벗고 내부고발자가 되며, '대한민국'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겠다던 나리는 자신의 꿈인 법률 사무소를 위해 불법에 눈을 감는다. 초반 등장하는 캐릭터 성향을 전도하는 장면을 보며,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김나리(이하늬)라는 캐릭터는 정의를 위해 이야기를 하지만 이미 타성에 젖어있는 이상을 꿈꾸는 인물이었고 그만큼 현실적이지 않다. 그녀의 아버지와 친구(이경영)은 그런 나리를 알아봤을 것이다. 김나리라는 캐릭터가 상황을 뒤집어줄 것처럼 행동하나 자신의 이득이 관련되지 않은상황에서만 적용되는, 한정된 정의감이라는 사실이 너무 현실적이여서 안타까웠다. 적어도 영화라는 매체에서만큼은 다르기 바랬는데 말이다. 이에 반해 양인혁이라는 캐릭터가 내부고발자가 되며, 마음 속으로 "아이고, 아부지"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양인혁(조진웅)은 김나리와 다르다. 그는 이미 현실에 살고있는 인물이었는데, 정의롭고 대중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영웅적인 인물로 변한다. 그 길이 어떤지 알고서 말이다. 사회는 왜 그렇게 그를 만들어야했는가. 혹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지만) 양인혁같은 인물은 왜 가상의 인물로서만 존재해야하는 것인지를 생각하게 됐다. 나리와 인혁이라는 캐릭터는 의기투합하지만 서로 다른 결과와 길을 가는 것의 끝은 양갈래의 길 모두 씁쓸할 뿐이었다. <블랙머니>는 양인혁과 김나리가 서로 제자리를 찾아가는 혹은 자신이 힘든 상황에 처했을때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스스로에 대해서 판단하게 되는 영화일지도 모르겠다. 02. 정지영 감독은 <블랙머니>는 상위계층과 하위계층의 대립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전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하위계층의 이야기보다는 상위계층에서 벌어진 이야기들을 다루며 관객의 호기심을 돋우며 그들의 실상에 대해서 하나둘씩 보여주는데, 가만히 잘 들여다 보면 자본가들이 갖는 모순을 보여준다.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봐야한다"는 전 경제 부총리(이경영)의 말은 상류층의 모순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사다.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볼수는 있지만, 자신의 이득을 위해 자본주의에 편승하고- 나라를 위해 움직인다는 사람들의 꼬리 자르기와 이기심에서 빚어지는 모순은 근로자(혹은 노동자)들이 부당하게 겪는 일로 발생하는 그 감정과는 사뭇 기운이 다르다. 근로자(혹은 노동자)들이 겪는 모순은 부채감이 늘 따라오기 때문에 무게로 인한 힘듦이 동반되는 것에 비해 자본가의 이러한 모순은 철저하게 자기 중심적이고 그 가벼움에 분노가 차오른다. 03. 감독의 이번 영화가 촌스럽다는 생각을했었다. 어디선가 본 클리쉐, 익숙한 이야기. 이게 왜 촌스럽게 느껴질까에 대해 고민하다 변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다. 켄로치가 혜택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ㅈ지속적으로 그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약탈적 자본주의가 기승하는 동안만큼은 이 클리쉐와 감독의 영화는 촌스럽다는 꼬리표를 늘 동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촌스럽다는 감정은 사회에 대한 씁쓸함이라는 감정조차도 익숙해졌다는 신호는 아닐까라는 경각심이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촌스럽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카메라 워킹, 조명등을 이용할 수 있겠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영화에서는 이 일을 겪고 있는 사람과 시대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그럴수는 없다. 그렇게된다면 감독은 이것을 이용해 돈벌이로 이용하는 것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문제는 지적할수 있다. 플롯의 매끄럽지 못함 말이다. 영화는 다 아는 클리쉐를 갖다 놔서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때문에 흐름의 구멍이 많다. 예를 들어 박수경의 여동생은 왜 양인혁과 갑자기 만나 핸드폰 문자를 보여줬는지 등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등 말이다. 구조는 비슷할 지나 촘촘한 이야기가 필요한 영화에서 불필요하다고 하여 생략되는 부분이 거칠어서 촌스럽다고 느낀다면 그부분은 동감한다. 04. 슬펐다. 실화라는 사실에 대해, ‘이데올로기는 사람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창조됐으나, 왜 손해를 보는 사람’이 생기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