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4/코미디 장르인데 코미디다운 코미디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고, 제주도 깎아내리기인지 홍보인지 영 헷갈리고.

2.4/코미디 장르인데 코미디다운 코미디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고, 제주도 깎아내리기인지 홍보인지 영 헷갈리고. / 이야기 전개는 일단 뒷전으로 미뤄두고 바득바득 개그를 남발하는데 정말이지 너무 안 웃긴 것들 투성이라 짜증이 날 지경이었음. 큰 기대없이 그냥 웃겨주기만 한다면 그냥저냥 보고 나올 생각이었지만, 끔찍한 유머 감각으로 구린 유머들을 쉴 틈 없이 쏟아내니 뒤로 갈수록 코미디의 타율은 '0'에 수렴해 가고, 일말의 기대는 끝내 큰 실망으로 변해버렸음. 감독의 전작 <악마들>은 범죄 스릴러 장르로서 눈에 들어오는 뭔가를 보여주긴 했기에 망작으로 평가받는 와중에도 개인적으론 나름 점수를 후하게 준 편이었는데, 이건 그냥 유머 감각 떨어지는 사람이 어줍짢게 코미디 장르에 도전했다가 보기 좋게 실패한 꼴로 밖에 보이질 않아서 도저히 좋게좋게 봐줄 수가 없었음. 그냥 영화 속 개그들의 절대 다수가 싹 다 별로였음. 피식조차 거의 하질 못했음. / 되도 않는 개그에다 제주도 약 올리기에도 열을 올리느라 이야기 전개는 느려터졌고, 후반부에 몰아서 부랴부랴 일을 진행시키려다 보니 얼렁뚱땅 엉성하고 성급하게 흘러가기만 함. 박성웅과 곽시양은 후반부 거의 다 돼서야 의기투합하고, 작전이 실행되자마자, 주인공 둘과 메인 빌런이 처음으로 마주친 순간에 그냥 곧바로 클라이맥스가 펼쳐짐. 둘이서 조직원들 다 쓸어버리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호텔 한복판에서 사람도 망설임 없이 죽여버리고, 대량으로 마약을 유통하는 거대 조직의 거물 보스가 일개 경찰 하나와 사기꾼 하나가 쫓아온다고 혼비백산해서는 꽁지 빠지게 도망치고 있음. 특히 마약 유통업자인 빌런이 경찰인 주인공과 바다 한복판 보트 위에서 최후의 대결을 펼치는 구도를 보며 대한민국의 대표 꿀잼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의 막판 전개가 떠올라서 굉장히 비교되고 더욱 없어 보이고 그랬음. 살짝 비틀긴 했지만 빌런을 지키는 과묵한 여자 경호원까지 배치해놓은 걸 보면 다분히 의도적이었던 것 같은데,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음. 하여튼 후반부의 전개는 여러모로 졸속과 허접함 그 자체였고, 사실 후반부가 좀 더 부각된다 뿐이지 러닝타임 내내 나사 빠진 전개가 쭉 이어졌음. / 배우들의 연기도 아쉬웠음. 연기를 못 하는 배우들이 아님을 알기 때문에 더 열받고 안타깝기도 했음. 딱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던 박성웅은 오버 연기는 좀 덜했지만, 대신 배우의 사이즈에 비해 캐릭터가 납작하며 극중 존재감도 덜한 편이었음. 왠 되도 않는 흑사회 어쩌구 배역을 맡아 끝까지 오버 연기 대신 악당스러운 톤을 유지하며 나름 선전한 정경호도 솔직히 그나마 덜 별로인 수준에 지나지 않았음. 곽시양은 주연 3인방 중 단연 최악이었는데, 분노 조절 장애란 설정을 너무 과하게 남용하며 내내 오버스러운 연기를 펼쳤고, 텐션 조절을 못해서 종종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음. 그밖에 조연급 및 단역들도 전반적으로 아쉬운 편이었음. 배우들 얼굴은 다들 익숙했지만 너저분하고 허접한 극의 퀄리티 및 분위기에 잠식됐는지 누구 하나 눈에 띌 만한 연기를 보여주지 못했음. / 이게 과연 제주도를 까는 영화인지, 홍보하는 영화인지 상당히 헷갈렸음. 일단 지금껏 본 영화 중에선 제주 사투리가 가장 많이 나옴. 극중 제주도민이란 설정이 붙은 인물들은 대부분 제주 사투리를 구사하고, 대한민국 사투리 중 가장 알아듣기 힘든 사투리답게 한국어로 대화에도 자막이 수시로 뜨기도 함. 근데 정작 그 사투리를 통해 보여주는 것들은 괜당인지 뭔지로 대변되는 외지인에게 적대적인 모습이나 텃세 부리기, 너무 한가로운 나머지 업무시간에 얼굴에 팩 처바르고 모여서 유튜브나 시청하는 제주 경찰들의 모습, 중국 자본이 점령한 제주도 땅 등, 대체로 제주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유발시키는 것들 위주였음. 근데 실컷 제주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다가도 사실 제주도는 사람이 진짜라며 이웃들끼리 서로를 끔찍이 아끼고 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관광 홍보 영상 마냥 오로지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기 위한 전개가 펼쳐지기도 함. 하여튼 제주도를 가운데 두고 되게 오락가락하는 모양새라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 지 감이 안 잡혔고, 거기에 할애할 시간과 노력으로 이야기 및 유머나 다듬을 것이지 하는 생각도 절로 들었음. / 정유진 배우 무쌍에 양 쪽 입꼬리가 올라가 있는 게 꼭 'asmr오비르' 채널의 주인장이랑 닮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