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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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7

인생이란 연극엔 리허설이 없어서.

사랑하면, 사랑하게 된 순간부터 왜 늘 미안한 일만 생길까. 약속한 어떤 사이가 된 그 후부터 상처는 늘 따라붙는다. 미처 날을 다 넣지 못한 찰리의 커터칼처럼, 기어이 상처를 내고 마는 것이다. 넷플릭스 제작과 스트리밍, 일부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노아 바움백 감독의 <결혼 이야기>는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평생을 살 수 없고, 미워하는 마음만으로 쉽게 헤어질 수 없음을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 니콜과 찰리, 그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으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마치 그 모든 게 나의 이야기인 마냥 마음 아프게 만든다. 분명 행복했을 시간이 이제 와보니 다 망가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감정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그들의 일상을 모조리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니콜과 찰리가 부부라는 사실을 떠나, 그저 인간 대 인간으로서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러고 있나' 싶은 회의감이 영화 곳곳에 드러나며, 결혼뿐만 아니라 세상 그 모든 관계의 사랑과 위기에 대입해보게 된다. 그들은 왜, 우리는 왜, 사랑하면서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고 미워하면서도 온전히 미워하지 못할까. .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이 영화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폭넓다. 니콜과 찰리의 직업을 그들의 이혼 사유와 밀착시키면서, 여성의 출산과 육아 문제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더 나아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을 타더라도, 결국 어려운 연극판에서 돈을 벌기 위해 내키지 않는 일도 해야만 하는 예술의 지독한 현실 역시 꼬집는다. 같기도 다르기도 한 각자의 현실 앞에서 그들은 서로를 끊임없이 찌르고 찌르지만, 그와 함께 단 한 번의 눈빛으로 서로의 상처를 보듬기도 한다. 결국 우리가 하는 '사랑'은 다 그런 거라고, 지독한 이 사회 안에서 지독하게 살아남는 우리는 니콜과 찰리처럼 너무 꽉 안아서 상처를 주는 사람들일 수밖에 없으니까, 사랑의 결말이 애틋해질 뿐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쓰고 나니 이 영화에 정말 잘 어울리는 말이다) 니콜은 찰리의 가는 길을 붙잡아 신발 끈을 묶어준다. 니콜이 깎아주던 찰리의 머리는 이제 이발사의 차지가 되었고, 서로의 패턴에 맞게 분담되던 가사도 빨래방이 맡게 되었지만, 찰리의 풀린 신발 끈은 여전히 니콜만이 묶어준다. 미처 보지 못한 무언가를, 그 부족한 부분을 서로는 이미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여전히 그들은 사랑할 것이다. 비록 처음과 다른 모양이라 해도, 마음껏 미워할 수 없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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