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맨드로바
2024.09.07
데블
2010년에 개봉한 영화 <데블>은 ‘존 에릭 도들’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식스 센스> <해프닝> <올드> 등을 연출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각본을 썼습니다. 아마 감독보다도 각본 쓴 사람이 더 유명한 흔하지 않은 사례일 것입니다. ‘존 에릭 도들’ 감독 작품 중에 그나마 알려진 거라면, 스페인 영화 <R.E.C 알이씨>를 리메이크한 <쿼런틴> 정도니까요. 그리고 ‘샤말란’의 <식스 센스>가 워낙 명작이기도 했고 이후에도 호평과 혹평을 넘나들며 꾸준히 작품을 만들고 있으니까요. <데블>은 ‘M. 나이트 샤말란’이 기획한 이른바 <나이트 크로니클>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나이트 크로니클> 3부작은 ‘샤말란’ 감독의 무한 상상력으로 창작된 아이디어 중 3개를 선별해 재능 있는 신인 감독과 함께 제작하는 공포, 스릴러 시리즈라고 하는데요. 나머지 두 작품은 어떻게 됐는지 지금까지 소식이 없는걸 보면 계획이 무산된 걸로 보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매우 한정적이고 제한돼 있습니다. 필라델피아의 어느 빌딩의 엘리베이터 내부와 외부, CCTV로 엘리베이터를 지켜보는 경비실이 전부입니다. 특히 엘리베이터는 <쏘우>의 두 사람이 갇힌 공간이나 <패닉 룸> 속 두 모녀(母女)가 갇힌 안전한 방보다 더 좁은 공간이기 때문에 보는 것만으로도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좁은 공간에 영문도 모른 채 갇힌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이 서로를 모르는 상황에서 미스터리하고 무서운 상황이 벌어진다면 누구라도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데블>은 여기에 악마나 종교적 색채의 요소들을 추가하여 판타지 호러를 부각시킵니다. 또한 엘리베이터 바깥에서는 수사 스릴러를 넣어 갇힌 자들과 그들을 모니터로 보며 구출하려는 자들의 숨 가쁜 범죄 현장의 두려움을 통해 색다른 재미와 긴장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 제목에서 보이듯이 형사나 고립된 사람들이 악마를 찾는 것입니다. 물론 사건의 범인도 중요하지만, 영화의 나오는 사람들은 거기에 더 신경을 씁니다. 그러다 보니 사회학 실험처럼 전개되던 영화는 잦은 반복과 느린 호흡으로 진행되고, 마지막 반전이나 캐릭터들이 우연처럼 모인 설정, 악마와 관련한 죄와 용서에 관한 부분은 아귀가 안 맞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