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프로방스
2024.09.20
스포일러 주의!
1편과 2편 사이 방황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이 영화의 강점은 역시 '액션'이다. 데뷔작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나 대표작인 <짝패>, <부당거래>까지 류승완 감독은 액션 연출 면에서 두각을 보였다. 이번에는 1편보다 몸을 사용한 액션에 집중했고, 남산, 마약 소굴, 터널부터 우중 액션까지 무대를 넓혀 보다 생동감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여기에 새롭게 합류한 정해인의 연기력도 좋았다. 정해인은 정의의 편인 척 그려지지만, 실상은 연쇄살인마에 불과한 메인 빌런 '해치'를 소화했다. 첫 빌런 역을 맡았음에도 살기가 담긴 눈, 태연한 표정 속 악의가 녹아든 이중연기가 인상깊었다. 스토리의 소재로는 1편보다 현재 일반인들에게 근접한 소재들이 가득하다. 안전을 보장받는 사회적 범죄자들, 가짜 뉴스로 현혹하는 사이버 렉카들, 그리고 학교 폭력까지 다룬다. 이를 통해 1편보다는 더 무거운 분위기를 조성하며, 그 안에서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지기까지 한다. 이는 분명 류승완 감독다운 스타일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1편에 비해 아쉬운 점도 여럿 보였다. 1편이 나온 뒤 무려 9년이 지났지만, 류승완은 1편보다 과한 개그 욕심을 선보였다. 특히 오프닝에 나오는 슬랩스틱 코미디는 요즘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보았다. 첫 번째는 1편에서 오락영화로 주목받은 <베테랑>의 색깔을 잇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명절 개봉을 노려 가족끼리 즐길 수 있는 분위기의 작품을 내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 둘을 모두 합쳐도 이와 같은 허무맹랑한 개그는 작품의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말았다. 최근 영화에서 빌런은 본인들만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이는 단순히 극중 전개를 위해서가 아닌, 사람들이 그의 감정에 공감하고 보다 몰입할 수 있는 장치가 된다. 하지만 '해치'가 왜 그런 인물이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굉장히 부족하고, 결국 그의 행동에 당위성을 남기지 못해 관객들에게 의문을 남기기만 한다. 분명 1편과 다른 2편을 만들기 위해 류승완 감독은 꽤나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보다 하드한 분위기로의 전환에는 성공했으나, 그 사이 알맹이들은 제대로 챙기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미 쿠키영상을 통해 3편 예고를 남긴 가운데, 더 정교해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류승완 감독이라도 기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