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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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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6

스포일러 주의!

꿈과 현실을 오가며 낱낱이 해부하는 사랑의 감정

현실이 싫어서 꿈에서나마 원하는 대로 대체된 삶의 단편을 이어나가던 스테판이 사랑에 빠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몽환적인 느낌이 들면서 전반적으로 씁쓸함이 감돌았다. 아무래도 그 이유는 꿈은 현실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일 터였다. 스테파니를 향한 마음을 깨달은 스테판은 결국 현실에서도 조이보다는 그녀와 가깝게 지내게 되면서 둘의 관계가 평탄하게 이어지는 듯했다. 지극히 몽상적인 스테판과 현실적이지만 존중하는 태도가 몸에 배어 있던 스테파니가 텔레파시가 통하고 있다고 보였을 정도로 둘의 관계는 이상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스테판에게 현실의 사랑은 너무나 어려운 것이라 널뛰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분명하게 사랑을 말하지 않았던 것 같던 스테판으로 인해 스테파니는 조금 지친 듯했고, 그로 인해 두 사람 모두 상처를 받게 되었다. 그럼에도 스테판은 스테파니를 붙잡고 싶었지만 두 사람이 감정에 공을 들이는 시간이 서로 달라 결국 어긋날 수밖에 없었다. 몽상적인 스테판이 현실 도피를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면, 꿈속에 자기만의 세계를 굳건히 세워두지 않았더라면 스테파니와 잘 될 가능성이 충분했을 것이다. 스테파니는 스테판의 꿈이든 현실이든 모든 걸 좋아하고 응원해 줬으니 말이다. 하지만 꿈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아공간(我空間)이 현실과 유리될 수밖에 없었기에 꿈의 세계가 강했던 스테판의 진짜 사랑은 이루어지기엔 어려웠다. 때로는 직언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사랑을 사랑이라고 곧이곧대로 말하는 재주가 없던 스테판이 아무리 애를 써도 스테파니에겐 닿을 수가 없었다. 본다고 해놓고 자꾸만 미뤄두었던 미셸 공드리 감독의 <수면의 과학>을 이제야 보았다. 감독의 작품을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예전 느낌이 물씬 풍기는 영화였다. 그러면서 제목과 어울리게 몽환적인 느낌이 가득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이런 공상과는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스테판이 좀처럼 이해가 되질 않았다.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하는 건 알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너무 버거운 사람이라 스테파니의 괴로움이 오히려 와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