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오네스트 님의 영화 <해치지않아> 리뷰 - 키노라이츠
코미디 / 2018

2020.01.07 14:39:09
괜찮은 출발, 아쉬운 뒷심
<이층의 악당> 이후 무려 10여년 만에 돌아온 손재곤 감독의 신작, <해치지않아>입니다. 사람이 동물 탈을 쓰고 동물인 척을 하는 웹툰 <해치지않아>를 원작으로 둔 영화죠. <응답하라 1988>의 정봉이, 배우 안재홍과 배우 강소라, 배우 박영규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듯한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시사회에 가기 전, 영화에 대한 기대가 생각보다 컸습니다. 예고편에서부터 제대로 코미디로 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우선 괜찮을 듯 했고, 소재도 독특해 보는 맛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죠.

<해치지않아>의 초중반은 재미있고 신선합니다. 거대 로펌의 수습 변호사와 동물원장, 동물원 식구들. 모두가 하나의 목표인 동물원의 성공에 대한 절실함을 가지고 있어 흐지부지되는 감이 없고 깔끔하죠. 또 코미디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는데, 영화 초반부터 휘몰아치는 몸개그와 은근히 비꼬는 듯한 말들도 불편하지 않은 정도라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웃음만 기대하고 있던 영화인데 이야기도 순탄하게 진행되어서 놀랐습니다.

하지만 역시나는 역시나, 후반부가 지나자 거대 악이 등장하고 절대 선이 등장합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거대 악은 커다란 기업의 부와 권력 그 자체이고, 보잘것없는 동물원은 사실상 이제 존재의 이유가 없는데도 지켜져여만 한다는 이야기이죠. 주인공은 거대 로펌의 큰 부서의 자리 하나를 꿰차고 들어가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데도 이번에도 어이없이 몇 달 같이 지냈을 뿐인 사람들과 동물원을 택합니다. 이건 우리가 영화에서 벗어나 현실에서, 내가 그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해 봐도 주인공의 선택이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한 치의 움직임도 없이 고개만 까딱하는 기린 목에 안면근육이 움직이지도 않는 고릴라, 꼬리를 흔들지 않는 사자, 입을 온종일 벌리고만 있는 콜라 먹는 북극곰을 하루에 보는 몇백명의 관객들 중 한 명도 눈치채지 못한다. 그래요, 여기까지는 웹툰이든 영화든 허용되는 부분일 수 있습니다. 뭐 동물 탈을 이용한 나름대로의 개그도 소용이 있었고요. 하지만 막판의 얼렁뚱땅하는 결말 때문에 결국 지금까지 지어온 성이 다 무너졌습니다. 웃기지도 않고 울고 싶지도 않고, 뭔가 감동적인 장면 같은데 장면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기조차 힘들죠.

쭉 재미있게 가다가 하나하나 정리해 결말을 맺으려 하니 마지막은 어설퍼졌습니다. 초반의 흥미와 재미는 증발하고 때론 어이없고 때론 정의로운 인물들의 행동에 넋을 놓고 쳐다보게 되죠. 물론 현실을 영화에 반영하는 것 또한 중요하지만, 차라리 이런 식으로 마무리를 지을 거면 처음부터 끝까지 비현실적으로, 아예 웹툰답게 판타지로 가면 어땠을까요. 참신한 소재여서 더욱 아쉬움이 남습니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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