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팜므파탈캣
2024.10.22
정신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영화. 아주 비싼 자각몽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음에도 결국은 피폐한 나락으로 떨어지는 데이빗. 130916
정신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영화. 아주 비싼 자각몽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음에도 결국은 피폐한 나락으로 떨어지는 데이빗. 130916 - 1. 정신은 참 무섭다. 그 어딘가 숨어있는 피폐함이 늘 드러나기 때문에. 2. 사람은 자기 정신의 무의식, 트라우마, 갖은 글리치(영화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주먹왕 랄프가 생각난다.)로 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LE는 그런 면에 사기를 친 것이다. 부작용이 뻔한 성형수술을 시술한 것과 다르지 않다. 3. 토니 스타크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놈팽이같은 삶을 영위하던 데이빗에게 교통사고는 외형의 저주를 내렸다. 더 이상 반짝이지 못하게 된 그는 미쳐버렸고 사랑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여자에게도 정상적으로 다가갈 수가 없다. 갖은 편집증적인 상상으로 결국 그는 자살을 택한다. 그러한 그의 한을 달래어주듯 그의 자각몽은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술에 취해 더러운 길바닥에 쓰러져 잠들고 깨어난 순간 비친 햇살은 아주 포근했다. 처음 세상을 맞는 아기처럼 그에게 따뜻한 햇살이었을 것 같다. 꿈의 여인 소피아에게 초대받고 단 하나 뿐인 친구에게도 인정받는다. 그러나 항상 음모에 휩싸여있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실제 그가 자살하기 전 회사에서 입지를 다진 이력이 있다는 점이 웃기다. 이겨내고 싶었던 사실에 달려드는 와중에도 현실의 벽을 여전히 깨지 못하는 것. 사람의 마음 속에 깊이 자리한 압박감은 행복이 꽃피려 치면 진저리를 내며 공격해온다. 4. 영화는 LE라는 생명연장 냉동 정신지배 기술을 통해 이를 설명하지만 사실 그렇게 SF 스러운 기술로 멀리갈 필요까지도 없다. 우리 스스로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기만 해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들이다. 우리는 갖은 장애로 멍든 뇌를 가지고 살아간다. 요리죠리 피해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암덩이처럼 상처는 사라져주지 않는다. 생각의 동물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지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저주라고 누군가 했던 말이 떠오르기도 했다. 5. 생각하는 동물이라는 것은 가장 좋은 무기인 동시에 저주이다. 양날의 칼과 같은 정신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는 긴장감있게 잘 보여주었던 것 같다. 6. 번쩍이는 삶에서 나락으로, 그리고 꿈 속으로 달아나는 남자의 이야기 속에는 음모, 배신, 살인 등의 굴곡과 소피아와의 행복한 연애를 통한 햇살이 함께 들어있다. 정신을 지배하는 자는 우리 스스로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의에 의해 행복할 수도 비참할 수도 있다. 7. 냉동에서 깨어난 150년 후의 데이빗은 행복할까? 얼굴을 고치고 몸도 고치고 정신을 마저 고친다 하여도 그는 다시 불행해질 것 같다. 정신이란 그만큼 이해안가도록 강한 것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