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신익 님의 영화 <닥터 두리틀> 리뷰 - 키노라이츠
코미디 / 2020

2020.01.09 19:11:27
마냥 착한, 착해야만 하는 이야기
국내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긴 하지만 그래도 '두리틀'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꽤나 많을 것이다. 해외에서 원작 소설이 갖는 유명세나 두 차례 영화화된 사례, 그 중 가장 최근 영화화된 에디 머피 주연의 <닥터 두리틀>은 나름대로 인기가 있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동물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설정이 갖는 특이함과 매력 때문에 한번이라도 접했다면 아마 관객들의 기억에는 남지 않을까 싶다. 이번에 유니버셜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앞세워 기획한 <닥터 두리틀>은 가족 단위 관객을 노린 어드벤처로서 기획이 되었다. 덕분에 동물들의 합이 주는 매력을 발산하면서도 아주 착한 이야기와 가치로 귀결된다. 하지만 그것이 꼭 장점인지는 모르겠다. 마냥 착해야만 하는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라고는 할 수 없으니까.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인물(및 동물)들에 있다. 여러가지 동물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맞추는 합이 영화의 주된 재미가 아닐까 싶은데, 이 부분에 거부감을 느낄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각 동물의 귀여운 특징들을 통해 그 매력을 잘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동물들의 귀여움때문이 아니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비롯해 안토니오 반데라스, 마이클 쉰 등 실사 인물들을 비롯해 각 동물들을 더빙한 초 호화 캐스팅 라인업(오히려 동물쪽이 인지도 면에서는 더 앞서는 느낌이다)이 주는 다채로운 목소리가 보고 듣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확실한 원톱 주연으로서 이야기를 아주 잘 이끌어가는 연기를 보여준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아쉬움이 더 느껴지는 이유는 이 영화의 방향에서 느껴지는 심심한 느낌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 전적으로 가족 어드벤처로 기획이 된 영화고 그렇기 때문인지 영화의 태도는 마냥 착하기만 하다. 밝고 가벼운 분위기는 좋지만 동시에 영화가 깊이감이 많이 사라져 이야기 자체에서 큰 굴곡이나 매력을 느끼기는 어렵다. 각 인물들별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분명해 보이지만 이를 인물들의 직접 발화로 전달하고 그렇게 전달되는 메시지가 꽤나 많아 영화가 과하게 교훈적이고 설명적인 인상이 강하다. 물론 아이들까지 데려와서 보는 가족 영화고 그러한 동화적인 분위기를 의도한 것 같지만 이런 장르에서 언제나 비교 대상이 될, 디즈니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충분히 깊이감을 확보할 수 있는 소재와 이야기임에도 너무 쉬운 길로 간 것은 아닌가 싶어 아쉬움이 묻어난다.


영화를 이야기하는 입장에서 만드는 쪽에 대해 방향을 논하는 건 주제넘은 소리일 수도 있지만 <닥터 두리틀>은 조금은 나빠도 되고 그런 티를 더 내도 되지 않았을까 한다.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전체관람가 영화임에도 성인 관객들을 울려버릴 깊이감을 확보한 이야기를 전달했고 <주토피아> 역시 기존 디즈니의 착한 가치관을 적절히 비틀면서 새롭게 올바른 가치관을 전달했다. 물론 이런 형식에 도가 튼 디즈니이기에 직접 비교를 하는 것은 반칙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닥터 두리틀>이 가진 아이템, 동물과 대화할 수 있다는 설정은 다양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고 그로 인해 확장할 수 있는 이야기의 폭도 굉장히 넓지 않았나 싶다. <닥터 두리틀>은 마냥 착하고 그래야만 하는 영화라는 점을 고려해도 그 심심함이 아쉽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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