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3/과녁만 귀신같이 피해 가는 명백한 불합격점 코미디.

2.3/과녁만 귀신같이 피해 가는 명백한 불합격점 코미디. / 간만에 영화 보다 중간에 나오고 싶었는데, 막판 그나마 무난함의 범주에는 들어준 양궁 경기의 긴장감이 바짓가랑이 붙잡고 매달리길래 끝까지 억지로 붙들려 있어줬음. / 시작하자마자 헬기가 추락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류승룡이 굳이 혀를 자유자재로 내두르며 추락하고 있고, 또 잠에서 깨자마자 소리를 빽빽 질러가며 잔뜩 오버하길래 예감이 너무 좋지 않았는데, 역시나 초반의 그릇된 텐션은 이후에도 계속되며 영화를 급속도로 갉아먹었음. 재치나 유머 감각 따위 개나 줘버린 듯 그저 오버스럽고 구질구질하며 고리타분하고 유치한 슬랩스틱, 말장난으로만 연명하는 코미디가 2시간 가까이 쉬지 않고 이어짐. 당장 초반부의 류승룡만 해도 진짜 애처로울 정도로 등장하는 매순간마다 오버를 해대는데, 여기에 진선규까지 가세해서 더더욱 꼴보기 싫은 어눌한 한국말 연기를 선보이고, 둘이 쌍으로 몹쓸 시너지를 내며 끔찍한 코미디를 남발해댐. 보는 동안 피식조차 거의 할 수 없었고, 무표정으로 일관하다가 도중엔 짜증까지 났음. 코미디에 재능이 없는 걸 넘어 코미디를 만들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 코미디에 겁없이 손을 댄 느낌이었음. 웃음이라고 적힌 과녁만 귀신같이 피해 가는 명백한 불합격점 코미디였음. / 코미디 장르면서 코미디에서 명백히 불합격점을 받은 와중에 스포츠 드라마로서도 중반부까진 내내 판에 박힌 전개를 케케묵은 코미디 잔뜩 머금은 채로 보여주다가 후반부 들어서 그나마 스포츠 느낌은 좀 나는 양궁 경기를 선보임. 물론 그래봤자 그마저도 다분히 전형적인 전개였지만, 영화 통틀어서 그래도 가장 평범함, 무난함에 가까웠고, 이거라도 없었으면 진짜 그냥 덮어놓고 망작 소리를 들었을 것임. 당연히 실제 양궁 경기, 혹은 다른 그럴 듯한 스포츠 드라마 속 경기 장면과는 비할 바가 못 되지만, 나름대로 긴장감을 자아내긴 해서 유일하게 집중해가며 볼 수 있는 구간이었음. / 영화가 어줍짢게 건드린 어불성설, 표리부동의 메시지는 그냥 황당했음. 말로는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조화롭게 어울리자는 식이지만, 영화는 내내 문화적인 다름을 그저 개그의 소재 정도로만 써먹고, 어떤 면에선 우월함마저 느끼고 있는 듯한 모순된 모습도 더러 보여줌. 개인적으로 개그의 소재는 풍자와 비판의 기능을 위해서라도 활짝 열려있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 영화는 보면서 눈쌀 찌푸려지는 장면들 투성이였고, 그냥 개그의 절대적인 퀄리티 자체도 여간 아쉬운 게 아니었음. / 처음엔 왜 굳이 '활명수'라는 상표명을 제목에 쓴 건지 의아했음. 단순히 개그용이라기엔 너무 뜬금없어서 웃기지도 않았기 때문임. 근데 문득 '활+명수', '활을 잘 쏘는 사람'이란 뜻임을 깨닫고 제법 병맛스러움이 느껴져서 기대감이 살짝 올라갔음. 허나 기대감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박살이 났고, 차라리 제목의 병맛스러움을 컨셉으로 삼아서 더욱 막 나갔더라면 질척거리긴 했어도 웃음이란 1차적인 목표는 어느정도 달성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음. 물론 그것도 유머 감각이 있다는 가정 하의 이야기지만. / 영화 시작하기 전에 극장 광고로 현대자동차, 까스활명수 광고가 나옴. 그걸 보며 홍보에 참 열심이구나라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홍보라도 열심히 해야 했구나란 생각이 절로 들었음. / 개인적으로 둘이 닮았다고 생각하는 류승룡과 이순원 배우의 투샷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음. 둘이 친형제라는 설정이었어도 충분히 자연스러웠을 것 같음. / 조우진 배우가 아마존 3인방을 납치한 조폭 두목으로 우정 출연을 하는데, 조폭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식전 기도하고 도시락 까먹는 개그는 그나마 어이없어서라도 살짝 피식하긴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