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션스
2024.11.14
딸바보 아빠의 결자해지
영화는 딸을 잃은 아빠 승도를 쥐고 흔들려는 악마와 그런 악마에게 맞서 소미의 몸이라도 평범한 상태로 떠나보내게 해주려는 신부 해신의 대립이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대놓고 부성애를 자처하는 영화라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 등장해도 그런가 보다 했다. 그리고 해신의 과거로 인해 어느 정도의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조금은 기대를 했다. 안타깝게도 영화는 미약한 기대를 산산이 부수는 과정만을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소미의 심장에 깃든 악마의 존재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하긴 했지만 받아들이기 어렵게 했다. 공포, 오컬트 장르라 열린 마음으로 보고 있었는데도 의문만을 되새기게 했다. 딸의 심장이 고장 났는데 살리기만 하면 장땡이라는 듯 누구의 것인지도 모르는 심장을 가져다가 이식한 것에서부터 엔딩까지 계속해서 소미만 찾아대던 승도가 끝까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나마 자신이 한 일을 자신이 끝내는 결자해지의 모습을 보여주긴 했는데, 그 행동에서 이어진 결말 역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또한 구마 사제인 해신의 과거는 그저 희생정신으로 인한 책임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었다. 맥거핀이었을 뿐 전혀 필요하지 않은 장면이었다. 오컬트, 공포 장르인데 전혀 무섭지도 않았고 놀라지도 않았으며, 내용도 별로 없다시피한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잠깐씩 모습을 드러낸 악마보다 얼굴의 절반을 가리는 나방, 떼로 등장한 나방들이 제일 무서웠다. 영화 <사흘>은 2020년 봄에 크랭크업을 했으나 4년 반이 지난 지금에서야 개봉하게 된 오컬트 영화이다. 팬데믹이 한창 심했을 때라 창고행이 되었다가 올해 초에 <파묘>가 오컬트 장르로는 드물게 붐이 일어 개봉 시기를 잡은 게 아닌가 싶다. 보통 창고 영화들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아서 이 영화 역시 그냥 개봉하면 보자는 심산이었는데, 역시나 창고 영화의 편견을 부수지는 못했다. 아니 오히려 큰 실망을 안겨줬다. 내용이라고 할 만한 게 없다시피 한 영화였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기억에 남은 건 애타게 부르짖어 귀에 딱지가 앉은 '아빠'와 '소미'뿐이었다. 영화가 이렇다 보니 배우들의 연기도 썩 인상적이지 않아 아쉽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