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양대감
2024.11.15
스포일러 주의!
일본의 채플린이 되다
일본 실사 영화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같이 정적인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강점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언제나 담담해서 마음이 편안해 진다. 이런 느낌은 같은 동양인 한국과 중화권도 따라하기 힘든 특유의 매력이다. (주성철 평론가의 얘기에 따르면 오즈 야스지로로부터 전파된 연극 노의 형식이라고 부른다.) 소나티네도 그런 느낌의 영화이다. 하지만 큰 차이점이 있는데 이 영화는 잔혹한 야쿠자 영화이다. 보통 갱스터 영화는 상당히 격정적이고 차분한 느와르도 격정적인 면이 있다. 그런데 소나티네는 그런 격정적인 점이 거세되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가 차분한 것을 넘어 감정이 거의 없다. 액션인 총격전은 굉장히 정적이고 등장인물들도 즐거움을 제외하면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주인공인 무라카와(기타노 다케시)도 웃음을 빼면 겉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분노 같은 격정적인 감정은 무표정으로 표출한다. 이 냉정한 영화도 감정적인 면이 있는데, 그건 바로 느와르 답지 않게 즐겁고 평범한 일상이다. 감정 표현을 거의 안 하는 영화의 캐릭터들도 즐거울 때 만큼은 마음껏 감정 표현을 한다. 잔혹한 야쿠자들이지만 노는 방식은 어린애 같다. 그러면서도 조폭 특유의 과격함이 곳곳에 포착되는 것이 상당히 흥미롭고 소름끼치다. 영화 초반 무라카와가 말했듯이 '한번 야쿠자는 영원한 야쿠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 하다. 이런 무덤덤한 연출 외에도 아름답고 자연 그대로인 배경과 음악도 훌륭하다. 잔혹하고 순수하지 못한 야쿠자들이 아름답고 순수한 자연에서 노니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기묘한 음악은 이런 아이러니를 표현하는 듯 하다. 기타노 블루라고 불리는 특유의 색감과 달의 위치를 이용한 전개 예고도 훌륭한 연출이다. 소나티네는 명작 갱스터 영화이다. 낭만 주먹 감성을 이용하지 않으면서도 야쿠자의 인간미를 드러내는 동시에 그들의 잔혹함도 소름끼치게 묘사한다. 이런 장르로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걸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