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KinoDAY
2024.11.22
글래디에이터 2 | 로마의 꿈에 짓눌린 검투사
리들리 스콧만 몰랐던 매력 제73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남우주연상, 음향효과상, 시각효과상. 제58회 골든글로브상 드라마 부문 최우수작품상과 영국 아카데미상 작품상. 리들리 스콧의 <글래디에이터>가 수상한 상들이다. 화려한 수상 내역에 비해 <글래디에이터>의 이야기는 사실 특별하지 않다. '한 나라의 영웅이 정치적으로 몰락해 노예 취급을 받다가 멋지게 재기한다.' 한국 사극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클리셰다. 그렇지만 <글래디에이터>는 캐릭터, 주제, 비주얼이라는 삼박자를 딱 맞추면서 클리셰를 깨버렸다. 검투사로 몰락하고도 황제에 대적하는,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영웅 막시무스의 매력은 독보적이었다. 로마 공화정을 현대 민주주의에 빗대어 개인적인 원한을 갚으려는 복수극을 자유를 향한 사투로 치환한 스토리텔링, 고대 로마의 분위기를 재현한 볼거리는 뻔한 전개마저 잊게 할 감동을 불어넣었다. 안타깝게도, 정작 리들리 스콧 감독은 <글래디에이터>의 매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듯 보인다. 20년이 지나서 제작된 속편, <글래디에이터 2>는 전작의 일부만 계승하는 데서 그쳤기 때문. <글래디에이터 2>는 '로마의 꿈'으로 대변되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회복이라는 메시지에만 집착했다. 막시무스처럼 극을 주도할 캐릭터를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그 결과 전편의 감동을 재현해내지 못했다. 전편 못지않은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 최근에는 흔히 '에픽'이라고 부르는 시대극이 많이 제작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래디에이터 2>는 가뭄 끝 단비와 같은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전편의 연장선상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만큼 24년 만의 속편은 전편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글래디에이터 2>는 전편의 무게를 버티지 못한, 부실한 속편이었다. Poor 형편없음 전편에 기대는 대신 완전히 새 판을 짰다면 달랐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