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테레즈
2020.01.30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담긴 영화
이 영화의 사전 지식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선택하지 않는 편을 선택한다.’라는 문구와 심각한 얼굴의 여주인공의 포스터가 끌려서 감상하게 되었다. 여주인공의 일상은 한마디로 모노톤 영상처럼 힘겹고 갑갑하다. 남들 모두 운동을 하는 아침 시간, 눈밑엔 다크 서클이 가득한 채 힘없는 표정으로 멍하니 하늘을 응시하는 여주인공 성혜. 쎈 수면제를 써도 불면증으로 잠 못 이루는 그녀의 하루의 시작은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달려서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끝내고, 또다시 신문 돌리는 아르바이트를 한다. 고장날 것 같은 낡은 스쿠터를 타고 신문을 바삐 돌리고 나서, 다시 한참을 자전거 타고 집에 가서 지친 몸을 침대에 던지지만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주식은 편의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삼각김밥과 도시락. 곤히 잠든 성혜를 깨우는 건 다름아닌 엄마의 전화다. 중풍으로 몸이 편찮으신 아빠의 병원비&간병비. 간신히 일어나서, 학원을 가서 공부를 하는데 공무원준비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7년동안 사귄 남자친구가 있지만, 미래가 불확실한 공시생이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히 고된 청춘의 일상을 보여주는데서 끝내지 않는다. 왜 그녀가 삶의 목표를 상실한 채 밑빠진 독에 물붓는 일상을 지치도록 보내는지.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리는지를 차분하고 담백하게 보여준다. 때론 잔인할 정도로 현실적으로. 인생엔 때론 힘든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들 때가 있다. 숨이 막힐 정도로 엄청난 스트레스와 살얼음판같은 하루하루를 간신히 살아가면서 막다른 코너에 몰릴 때, 사람은 과연 어떻게 살아가게 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담겨있다. “지금은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하나도 모르겠어.” 꼭 무언가를 해야할까? 잠시 멈추고, 여유를 가지고 자신을 위한 것들을 하기 시작할 때 조용히 퍼지는 성혜의 미소가 너무 눈부셨다.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이별은 쉽지 않지만, 주변을 둘러싸는 모든 것과 안녕을 고하는 순간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삶을 선택하는 과정은 너무 쓰라리고 아팠지만,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성혜의 인생을 기대해본다. *매우 낯이 익은 조연 및 카메오가 등장 *영화의 반복되는 장면들에 포인트를 두고 보면 좋다. *텀블벅으로 후원받은 작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