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극 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이기에

극장에서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들은 예술, 독립 영화로 구분되지만 생각보다 대중적이고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곤 한다. 역대 한국 독립/예술 영화 박스오피스에서 압도적으로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워낭소리> 모두 다큐멘터리 영화고 <그날, 바다>(54만), <울지마 톤즈>(44만), <무현, 두 도시 이야기>(19만) <자백>(14만) 등 독립 영화 기준으로 대박이라 구분하는 10만 이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도 다수 있다. 이는 연출이 들어간다 한들 극 영화와는 다르게 철저히 실재하는 사건을 스크린에 올리기에 극 영화와는 다른, 또 다른 울림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사마에게>는 그런 다큐멘터리의 힘을 아주 잘 보여주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잘 구성되었지만 비교적 평범한 이 다큐멘터리는 '실제'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큰 인상을 주는 영화다. 영화는 간단하다. 시리아의 수도 알레포에서 딸 사마와 남편 함자와 함께 정부에 저항하는 와드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동알레포에서 벌어진 혁명의 과정과 지금의 사정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역시 독재와 싸운 사례가 있고 이 영화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시기에 '아랍의 봄'으로 일컬어지는 아랍권 국가들의 민주화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만약 극 영화로서 제작됐다면 이 영화의 소재가 그리 인상적이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그 과정을 나름대로 잘 구성해 보여주기는 하지만 다른 다큐멘터리 영화인 <액트 오브 킬링>이나 <서칭 포 슈가맨>처럼 영화 자체의 구성을 통해 어떤 부분을 찌르는 느낌은 느껴지지 않는다. 잘 정리했고 괜찮은 구성이지만 매우 뛰어나다고 보긴 어려운 셈이다. 영화가 보여주는 이미지들 역시 파괴된 건물, 불안에 떨거나 부상당하고 죽는 일반인들 등 그러한 저항에서 우리가 봐온 이미지에서 벗어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의 장르가 위의 평범하고 익숙한 이야기와 이미지에 큰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연출된 화면이 아닌 실제 현장에서 손수 촬영된 영상이기에 보는 입장에서는 그 어떤 다른 영화들보다, 아주 뛰어나게 구성된 영화들보다 더 생생하고 충격적으로 이미지들이 다가온다. 반복적으로 피해를 받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나오지만 반복되기에 느껴지는 피로감보다 실제이기에 느껴지는 불안과 공포, 슬픔이 더 강하게 전달된다. 언어적으로도 멀고 생소한 시리아 알레포의 이야기지만 실제라는 이 영화의 원동력이 그 장벽을 뛰어넘어 많은 느낌을 전달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며 작년 국내 개봉한 <가버나움>이 떠올랐다. 실제 난민들을 캐스팅해 연기를 시키고 마치 실제 영상인 것처럼 생생하고 날것처럼 연출된 영화는 레바논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이 주제를 이야기함에 있어 그 어떤 연출된 영상보다 강한 생명력을 가진 영화였다. <사마에게> 역시 마찬가지이며 비교를 하자니 미안하지만 개인적으론 <사마에게>에서 더 강한 울림을 받았다. 조악하기 그지없는 영상으로 영상이 다루는 사람이나 공간의 범위도 그리 넓지는 않지만 영화는 실제 촬영된 영상이기에 거대한 대표성과 진정성이 담겼다. 정말 다큐멘터리이기에 가능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