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

상당히 파격적이고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라는 평을 들었는데 정말 그러더라. 영화의 소재는 시스터 액트나 박중훈 주연의 할렐루야가 생각날 정도로 식상했지만 놀라운 점은 이게 실화라는 점. 그래서인지 중간중간 의미 모를 장면들도 여럿 등장하긴 하던데 아마도 실화 소재라서 그렇겠지?! 오락영화로 즐길 소재가 아닌지라 결말은 역시 씁쓸하다. 내가 느끼기에 주인공이 신부가 되고 싶어 했던 건 신에 감화되어서도 아니고, 종교적 체험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누군가에게 존경을 받고 싶었고, 누군가가 자신의 말에 집중해주는 순간이 좋았고, 자아도취에 빠져있던 양아치였을 뿐이다. 그래서 우연히 맡게 된 마을의 신부 역할을 그렇게나 즐겼을지도 모르겠다. 약한 척, 착한 척하지만 누군가에겐 지독히도 악했던 마을 사람들, 그들의 교만함과 이중성을 드러내고 깨닫게 해준다는 명목하에 용서를 강요했던 주인공. 마치 주인공은 마을 사람들이 미워하는 가해자를 자신과 동일시했는지도 모르겠다. 사정이 있었고, 억울하고, 용서받았으면 좋겠지만 죗값을 치르는 건 싫고... 그래서 그렇게 강요하고 부딪혔던 건 아닐까?! 구원의 주체가 누구인지, 껍데기가 중요한 건지, 알맹이가 중요한 건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지만 결론은 하나다. 기존의 종교 체계에 많은 단점과 아쉬움들이 있을지라도 사제복을 아무나 입어선 안된다는 것. 사제복을 입고 있을 땐 누구보다 온화하고 지혜로운듯한 그가 사제복을 벗었을 때의 모습은 거친 야생마. 아니 양아치와 다를 게 없다. 취하고 탐하고 폭력적인 모습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종교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약한 척 뒤에 숨은 악함이 얼마나 무서운지, 자아도취에 빠진 거짓말쟁이가 얼마나 위험한지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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