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건강했을 땐 난 살아있었던 게 아니야?

생소한 병명, 감금 증후군. 영화를 보는 내내 나의 모든 감각기관에 대해 새삼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고 살아야지 했던 시간. 쾌적한 씨네큐브 영화관에서 내 몸에 대해 다시 한 번 성찰하면서 마음 속으로 "고맙다, 손아, 발아, 귀야. 눈아..."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고마움의 찬사를, 나를 지탱해주는 내 몸에게 퍼부었다. 혹여 내게 갑작스런 불행한 사태가 찾아와 심각한 장애를 지니고 살게 된다면 절망의 늪을 헤매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도 삶의 의지를 버리지 않고 내 삶에 최선을 다할 수 있을까? 무거운 질문이 계속 오갔다. 과연, 나는 영화 속 주인공 장 도미니크 보비처럼 강인한 의지력으로 살아낼 수 있을까? . '잠수종' 속에 갇혀 버린 보비, 그가 '나비'가 되어 꿈을 꾸는 영화! 감독 줄리앙 슈나벨은 말한다. "이 영화를 본 후 인생에 대해 회고해 보고, 자의식을 찾을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장 도미니크 보비 역을 맡은 매튜 아맬릭은 말한다. "내가 건강했을 땐 난 살아있었던 것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는 몰랐던 다른 자아로 나는 다시 태어났다."고. . . 토요일 오전 일찍 며칠 전 예매해 둔 영화를 보기 위해 블루버스에 몸을 싣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양희은의 프로그램에 귀를 기울였다. 보통사람들의 삶의 애환이 담긴 질펀하면서도 코끝이 찡해오는 따뜻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러 번 미소지었다. . . 조조 영화를 막 보고 나오는데 오전방송을 막 마치고 오는 걸까? 이 영화 2회를 보려고 양희은씨가 들어섰다. 살짝 눈인사를 했더니 그녀 특유의 기분 좋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잠수종과 나비의 여운을 가슴에 살짝 묻어 둔 뒤, 시립미술관으로 향했다. 오랜 시간 계획하며 고대했던 반고흐의 색채에 흠뻑 빠지는 시간을 만끽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