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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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6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좀비 영화

작긴 해도 갖은 인간 군상이 모여 있는 센터빌에서 일어난 좀비 사건은 그야말로 경악할 노릇이었다. 좀비들을 보고 어쩔 줄을 몰라 하던 민디의 반응을 보면 그녀에게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등장한 좀비떼들은 여느 영화에서 봐온 좀비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었기에 긴장감보다는 기묘한 코믹함이 영화 전반을 지배했다. 보편적이라고 말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에서의 좀비들은 보편적인 좀비와는 달랐기 때문인지 좀비에게 당하는 입장인 마을 사람들 역시 보편적인 태도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로 인해 영화는 묘하게 웃기는 와중에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예상하지 못하게 했다. 좀비들이 나타난 이후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욕망하는 바에 따라 움직였다. 그 욕망이 거창한 게 아니라 그런 것도 욕망이 될 수 있나 싶을 만큼 너무나 사소한 것이었다. 좀비들이 나타나 마을을 점령하자 로니는 그야말로 체념했다. 끝이 안 좋을 거라는 말을 계속해서 해댔는데, 곁에서 몇 번이고 그 말을 들은 클리프가 영화 결말에 폭발하고야 말았다. 그 폭발로 인해 의외의 비밀이 밝혀져 당황스러운 웃음을 짓게 했다. 은둔자 밥은 좀비가 누군가를 공격하는 걸 지켜보며 구해주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당한 게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경찰 민디는 좀비를 봤을 법한 사람의 반응을 보이다가 그녀에게 소중한 게 무엇인지 깨닫게 하는 장면이 등장해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리고 한적한 센터빌에 여행을 온 세 사람은 마을에서 좀비가 돌아다니든 말든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문만 걸어 잠갔던 걸 보면 여행에 다른 목적이 있었던 모양이다. 또한 새로 이사 온 젤다는 장의사라 그런지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많이 겪어본 듯했는데, 영화 결말에 그녀가 진정으로 욕망했던 게 무엇인지 밝혀져 놀라게 했다. 재미있던 건 살아있는 사람들만이 욕망에 따라 움직였던 게 아니라 좀비들 또한 그것을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사망한 마을 주민 맬러리는 좀비가 되었을 때 샤르도네를 찾아댔고, 무덤에서 나온 다른 좀비들은 커피와 와이파이를 찾아 헤맸다. 살아있을 때 그들이 무엇을 가장 욕망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죽은 지 오래된 자들은 생전에 즐겨 하던 행동을 하며 욕망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습관적인 게 죽은 몸에도 배어있다는 걸 보여줬다. 살아있고 죽었다가 살아난 자들이 보인 행동으로 인해 그들의 욕망은 물론이고 운명을 받아들이는 방법 또한 알 수 있었다. 삶에 순응하는 과정이 극적이고 열정적이기보다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좀비가 나타났다는 비현실적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현실적인 느낌이 가득했다. 좀비가 나타나도 살 사람은 살고 죽을 사람은 죽는다는 게 너무나 냉소적이라 마음까지 추웠지만 말이다. 짐 자무시 감독의 영화 <데드 돈 다이>는 평이 안 좋은 걸 알고 본 영화다. 러닝타임이 짧고 거장들이 사랑하는 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영화인데, 특히 좋아하는 틸다 스윈튼과 애덤 드라이버가 출연해서 일단 보게 되었다. 감독의 영화를 두 편밖에 보지 않아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인 좀비 영화와는 확실히 결이 달랐다. 21세기 좀비 영화가 그렇듯 육상 선수처럼 쫓아오는 좀비들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뭔가 신선한 느낌이 들었고, 사람을 물어뜯는 행동만 제외하면 죽었어도 살아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 어이가 없다가도 웃음이 나게 만들었다. 영화에서 유독 무심하게 툭툭 던지는 코믹한 장면이 종종 등장했는데, 애덤 드라이버의 지분이 제일 높아서 이미지와 왠지 잘 어울렸다. 좀비 영화를 기대하기보다는 짐 자무시 감독의 작품이라는 걸 인지하고 본다면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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