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물들래
2020.03.22
사랑하지 않은 자, 모두 유죄
이 영화를 관람하고 나니,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 더 나은 내가 되도록 용기를 주는 사랑, 뭐든 가능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사랑에 대해... "음악과 위스키의 장점이죠." "그게 뭔데요?" "다 잊게 해줘요." 글쎄? 음악은 추억을 더 떠오르게 하던데... 뭔가를 잊기 위해 독한 술을 마셔보질 않아 잘 모르지만 순간이지 않을까? 애드리안(다이안 레인)은 오래전에 투박한 부목으로 만든 아름다운 상자를 폴에게 보여준다. 소중한 걸 간직하는 상자라고 하자, 폴(리처드 기어)이 그녀에게 묻는다. 당신은 그 상자에 무얼 간직하고 싶냐고? 애드리안은 "아이들과 친구 진, 아버지와의 추억"이라고 말한다. 폴이 다시 묻는다. "누가 당신을 안전하게 해주죠?" 애드리안이 골몰한 표정으로 있다가 답한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서 가정을 이루면 자신이 생각하던 사람이 되죠. 뭔가를 바꾸고 포기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내게 뭐가 남았나 보고는... 그럼 안(되겠다고) 생각하죠." 폴이 말한다. "그러지 마요, 이젠 그러지 마요." 그리고 애드리안이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용기를 주고, 그녀가 무엇을 하든 가능하다고 느끼게 해준다. 사랑은 그런 거지. 사랑은 그래야 될 거야. 그렇다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게 진정한 사랑인 걸까? 오늘 도올선생이 그러더군. 사랑은 집착이라고. 진짜 사랑은 뭘까? 왜 우리는 이 나이가 되도록 반복되는 질문을 하는 걸까? 사랑을 알기나 하는 걸까? 사랑을 제대로 해보긴 한 걸까? 노희경의 시구처럼' 사랑하지 않은 자 모두 유죄', 나는 유죄를 선고받은 사람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