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포일러 주의!

수다스러운 미키의 말을 놓칠세라 눈으로 자막을 열심히 쫓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봉준호의 sf영화.

극장에서 봤을때 정말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빠져들며 본 경험 때문에 봉준호 감독이 새로운 경지에 다다른 작품이라고 홀로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호불호가 갈린다는 것을 알고 무척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후에 인터넷 어디선가 본 글에서 감독님이 본인이 만들고 싶은 영화는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보게 되는 영화라고 하셨다는 걸 알고 해당 글의 진위여부는 뒤로하고 바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 일도 있다. 영화는 미키라는 인물의 인생의 어느 한 지점을(가장 중요할지도 모를 지점) 그렸는데 그 느낌은 내가 영화의 클래식이라고 생각하는 영화들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과 닮아있었다. 어떤 인물이나 사건을 이해시키는 것을 넘어서서 인생을 엿본다거나 맞닿아있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나는 그런 영화들이 정말 잘만든 영화라고 생각하고 이 영화의 탁월한 성취라고 생각한다. 또 정말 재밌어서 좋아하게 되는 부분도 있는데 바로 화제가 된 봉준호 감독의 공포영화를 미리 보는 것 같은 후반부이다. 코스믹 호러를 만족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영화 링, 회로 등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이 몹시 재밌을 뿐만 아니라 움찔하게 되는 효과 또한 확실해서 감독님의 호러영화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