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weihnachten
weihnachten
2020.04.08
'우리는 표류한 것이 아니라 부유하는 중'일 인생들
별점보다 신호등 색에 더 방점을 두고 싶다. 무위(하지 않음)의 젊음에 대한 멋진 의견이 담겨있다. 이 영화는 어떤 삶의 태도를 극대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으므로 여기서 영화 속 삶의 실현가능성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오히려 완벽하게 낭만적 태도로 방관하는 카메라의 시선에 숨겨진 현실인식을 짚어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시퀀스를 찾는다면 클럽일 것이다. 흘러나오는 음악은 즐겁고 그들의 태도와 춤은 자유롭지만 너무 길게 지속된다는 생각이 들 때쯤 영화는 '정말로' 시간이 다 지나 동이 터오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니까 이건 저들이 살아가는 낭만적 삶의 체감시간은 증폭되어 영원에 가깝지만(영원한 여름), 그들은 정말로 그만큼의 시간을 정량적으로 소비했을 뿐이다(기억나지 않는 경험들). 그러므로 나는 이 영화에 처음부터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푸른 밤과 붉은 조명, 삶의 태도와 사뭇 다른 차분한 카메라워킹, 어질러진 방과 정돈된 서점 등 영화가 나름대로 선택한 공간적 장치보다 지극히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들을 굳이 축약하지 않는 나른함에 빠졌다. 많은 사람들의 기준에서 부정확한 순간에 끝나는 이 영화의 엔딩은 아마 어떤 사람들에게만큼은 강렬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