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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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8

스포일러 주의!

나와 너, 우리가 짊어진 개인과 사회의 책임의 무게

곧 졸업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철없는 일탈로 시작한 영화는 근미래라는 배경을 알 수 있는 장치가 등장하긴 했으나 지금과 동떨어지지 않아 왠지 모르게 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게 했다. 여기에 교장의 스포츠카 사건이 일어난 이후 AI 감시 체제가 도입되면서 개인을 검열하는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학교 울타리 안에 축소해 담아냈다. 또한 다섯 친구들을 통해 재일 한국인, 중국계 일본인, 미국인 등의 다양한 인종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사회라는 걸 보여줬지만, 학교 내외에서 일어나는 직간접적인 사건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차별과 혐오의 문제를 말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영화에서 등장한 여러 사건이 국가와 학교라는 시스템에 국민과 학생을 맞추려 한 것이라는 게 눈에 들어왔다. 학교에서 AI 감시 체제를 돌입한 건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함이었으나 그 통제에는 자유가 없는 게 당연했다. 사소하게는 교복을 제대로 입지 않았거나 학교 내에서 애정행각을 벌였다는 이유로 벌점을 받았고, 그걸로도 모자라 큰 스크린에 무슨 행동을 했는지 게시되기도 했다. 골칫덩이인 학생들을 통제한다는 명목으로 설치된 감시 시스템은 일어날지도 모를 큰 문제에만 급급한 나머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시대적 배경은 근미래였으나 학교가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는 20세기 후반처럼 보여 시대가 발전했는데도 기득권자와 피기득권자의 구조는 변하지 않는다는 걸 느끼게 했다. 또한 영화 초반과 후반에 등장한 얼굴 스캔 장면에서는 학교에서와 비슷하게 자유에 대한 억압이 분명하게 담겨 있었고, 여기에 차별 또한 뚜렷하게 드러냈다. 학교에 다니는 여러 학생들을 통해 다인종 사회가 자리 잡았다고 보였는데, 사회의 질서 유지 업무를 담당한 경찰이나 학교의 선생, 그보다 더 많은 권력을 쥔 총리 등의 행태를 통해 순수 일본인 외의 사람들을 철저하게 도외시한다는 걸 보여줬다. 이제는 법적으로 그러지 않아도 됐음에도 코우에게는 특별영주권을 소지해야 한다는 말이 두 번 등장했고, 학교에서 자위대가 특별 강의를 할 때 순수 일본인이 아닌 학생들을 교실에서 모두 내보냈다. 그 수가 과반 이상이었음에도 개의치 않으며 말이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어이가 없었던 건 그렇게 선생의 명령으로 교실에서 나간 학생들은 AI 감시 시스템에 걸려 벌점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어느 시스템이든 오류가 있다는 걸 분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런 학교 시스템으로 인해, 그리고 차별이 만연한 사회적인 분위기로 인해 코우와 유타는 저마다의 선택을 했다. 재일 한국인으로 차별을 받으며 살아온 코우는 당연히 저항이었다. 그리고 순수 일본인으로 꽤나 부유하게 살고 있는 유타는 순응하는 태도를 보였다. 유치원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반인 현재까지 가장 친한 친구 사이였던 그들이 이런 외부적인 요인으로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코우 입장에서 유타는 아무런 걱정 없이 현실을 즐기며 음악만 하면 그만이라는 낙천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철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유타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으며 시위에 나가는 코우가 갑자기 변한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이렇게 갈라진 우정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갈등으로 불거져 이전과 같은 관계로 돌아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영화 후반이 되었을 때 저항과 순응이 일관되지만은 않고, 저항과 순응 사이에 저마다의 반대되는 행동이 있었음을 드러내며 그 책임의 무게를 각자가 온전하게 짊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람은 일관적이지 않고 양가적인 면이 있기 마련인데, 아무리 가까운 사람일지라도 일면만 보기 마련인 것 같다. 그로 인해 저항과 순응으로 갈라져 한쪽으로 책임의 무게가 더 기울어지지만, 알고 보면 양가적인 면이 있고 그렇게 저마다 다른 무게를 짊어지고 책임을 지는 결말을 통해 타인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타와 코우처럼 아주 가까운 사이에도 같지 않은 저마다 책임의 무게가 있다고 말이다. 그런 책임을 각자가 짊어지고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유타와 코우 사이에 존재하는 우정과 같은 타인을 향한 애정이 세상을 살아갈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