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마지막 노래.

1977년 9월 16일 웅장한 어느 공동주택의 거실. 들것이 들어오고 연이어 여자와 남자가 뭔가를 발견합니다. 모든 걸 예상한 듯한 반응이죠. 우리는 지금부터 디바로 칭송되던 마리아 칼리스의 일주일 전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는 한때 사랑했던 연인이자 갑부인 오나시스의 요청으로 음악을 하지 않은지 오래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아침마다 노래하고 있고 평가는 늘 가정부 브루나의 몫입니다. 항상 컨디션은 최고인 듯 보였지만 약물을 입에 달고 살고 있죠. 이를 애처롭게 바라보는 것은 집사이자 운전기사인 페루치오입니다. 일주일에 몇 번이고 마리아가 피아노의 위치를 바꿔달라는 극성스러운 요청에도 불편한 기색을 보이지 않죠. 하지만 그는 마리아의 건강이 걱정되어 의사를 불렀죠. 마리아는 자신의 회고록 겸 인터뷰를 위해 리포터 맨드락스를 불러냈지만 의사 방문은 일부러 피하고 있습니다. 마리아는 여전히 스스로의 검증을 받고 싶어 홀로 레슨을 받지만 예전 같은 실력이 나오지 않죠. 마리아가 그렇게 알고 싶지 않았던 검진 결과가 밝혀지고 그가 노래하면 할수록 심장과 간에 무리가 올 게 뻔하죠. 당장 약을 끊어야 하는 건 물론이고요. 나치 독일군 앞에서 노래와 춤을 보여야 했던 칼라스 자매. 언니는 오히려 (마음의) 문을 닫으라고 합니다. 아마도 노래하지 말고 여생을 행복하게 지내라는 얘기겠죠. 브루나와 페루치오가 외출한 사이 그는 온 힘을 다해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그 노래가 마지막 일언정 평온으로 가득한 표정입니다.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마지막 순간 1주 전을 추적한 영화. 전기 영화이자 파블로 라라인의 여성 시리즈 3부작의 끝이죠. '하이힐을 신은 여성 전기 영화 3부작'이란 얘기도 있죠. 자기 자신에게 냉정했던 그가 마지막까지 자신의 삶을 고집했던 이야기이죠. 일주일로 한정되었으나 회상 신을 이용한 장면이 많죠. 환영처럼 보이는 장면이 많은데 특히 비가 오는 야외나 비좁은 거실에 등장하는 대형 오케스트라는 환영임을 알지만 환상적이고 아름답고 멋진 장면을 연출하죠. 영화 중간중간에는 마리아가 노래하거나 휴가를 즐기는 장면이 등장하죠. 초반에는 앤젤리나 졸리가 재연한 장면이, 후반 엔딩 크레디트에는 실제 자료화면으로 등장합니다. 행복해 보였지만 압박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죠. 파블로 라라인의 영화가 다 이렇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재키(재클린 케네디), 스펜서(다이애나 스펜서)의 삶들이 그러했죠. 큰 사건을 나열하지 않지만 보고 있으면 살짝 울화통이 터지는(너무 안타까운) PTSD가 올 것 같은 영화들이죠. 심지어 이번 ‘마리아’는 그의 전작 ‘재키’와 살짝 연결됩니다. 케네디 대통령은 마릴린 먼로와 염문설을 뿌렸고(마릴린 먼로의 죽음이 케네디의 동생과 관련 있다는 썰도 있죠.) 오나시스는 재클린 케네디와 재혼합니다. 어느 누구도 행복하지 않았던 삶인 것이죠. 파블로 라라인의 여성 3부작은 짧은 시점에 집중하는 대신 회상과 판타지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게 관객들에게 상당히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죠. 마리아 칼라스를 다른 시점에서 바라본 영화로 그의 시점으로 만든 다큐 ‘마리아 칼라스:세기의 디바’도 기회가 되시면 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비련의 여인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업적과 여성들의 역할을 생각하게 해본 3부작임이 틀림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