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회적 각성이 불러온 관계의 지각변동

주인공 중 한 명인 '코우'가 재일 한국인이라는 데에서 단순한 청춘 서사가 아닌 정치적 문제의식을 담은 영화가 되겠구나 하고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니 메시지를 던지는 톤이 뜻밖에 (속 시원할 정도로) 직설적이어서 놀랐고, 그러면서도 청춘영화 특유의 감성과 유머 또한 잃지 않고 두 주인공의 관계 변화와 학생들의 저항을 감각적으로 풀어내는 방식에 또 한 번 놀랐다. 영화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현대라고 해도 전혀 이질감이 없으며, 일본 사회를 비추는 작품이지만 그 속의 이야기들은 한국 사회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작품 속에서 묘사되는 세계화에 따른 사회 구성원 변화, 국가 안보를 핑계로 한 차별과 혐오는 한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난민, 이주노동자, 조선족 등에 대한 배타적 담론을 떠올리게 하였다. 권위주의적인 정치권력과 시스템에 맞선 시위와 집회, 그리고 이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억압하려는 기성 권력의 움직임은 최근 한국의 정치적 상황과 겹쳐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국가가 가진 경계성과 폭력성, 국민이라는 정체성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억압과 통제가 일상화된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지만, 그럼에도 세상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할 수 있다고 믿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청년들이 거리로 나와 함께 얼굴을 마주하고 목소리를 모아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네오 소라 감독의 말을 보고, '행복한 끝'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닌 목소리 내어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생겨난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