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4.3/영 달갑지 않은 뻔한 다채로움을 보여주는 못 만든 영화. 오컬트와 액션 모두 잡아내지 못한 어설픈 과욕. 괜히 창고에서 몇 년 묵은 게 아님을 몸소 증명.

4.3/영 달갑지 않은 뻔한 다채로움을 보여주는 못 만든 영화. 오컬트와 액션 모두 잡아내지 못한 어설픈 과욕. 괜히 창고에서 몇 년 묵은 게 아님을 몸소 증명. / 전반적으로 영 달갑지 않은 뻔한 다채로움을 보여주는 못 만든 영화였음. 특출난 능력을 갖고 있지만 건물 한구석의 사무실에서 투닥거리며 고객을 기다리는 주인공들의 익숙한 그림으로 시작해서 한국 오컬트 영화들의 클리셰를 따라잡기 수준으로 답습하는 오컬트 연출에, 여기저기서 긁어모아서 어설프게 따라할 뿐인 공포 연출, 그리고 만든 이가 확 꽂히기라도 했는지 <파라노말 액티비티> 같은 류의 홈캠 연출을 과하게 애용하기도 하고, 이따금씩 아담하고 초라한 구마 의식과는 영 어울리지 않는 cg 범벅의 화려한 비주얼을 선보이기도 함. 중간중간 각자의 사연으로 고뇌하는 인물들을 비추지만 딱히 그럴 듯한 서사를 보여준 게 아니라서 공허할 뿐이었고, 구닥다리 유머는 낄끼빠빠를 못하며 아무 때나 끼어들어서 갑분싸를 만들었음. 전형적인 마동석표 액션은 애매한 비중과 타이밍, 먹먹한 사운드 활용 덕에 기대한 만큼의 쾌감을 내지 못했음. 클라이맥스는 쓸데없이 길게 늘려놔서 늘어지고 지루했으며, 흐지부지 급하게 끝내버리는 마무리까지 완벽한 흐름이었음. / 오컬트와 액션의 조합 자체는 이미 <사자>와 같은 준수한 선례가 존재하기에 딱히 문제될 게 없었으나 그 비중의 배분은 분명 잘못됐음. 천하의 마동석을 떡하니 주인공 자리에 앉혀놨음에도 영화는 액션이 아닌 오컬트 쪽에 더 기울어진 채로 전개됨. 액션의 분량이 적은 편은 아니었지만, 오컬트 전개의 한 부분으로서 우겨넣고 끼워맞춘 느낌이 강해서 진득하게 즐길 만한 액션씬이 사실상 없었음. 근데 그렇다고 오컬트 쪽이 괜찮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님. <검은 사제들> 이후로 심심찮게 나오는 여느 오컬트 영화들을 밑도는 겉핥기 수준의 따라잡기 장면들이 주를 이뤘고, 공포 연출 역시 이런저런 공포영화들 속 연출들을 어설프게 흉내내듯 따와서 짜깁기해놓은 수준이었음. 구마 의식의 구성도 악마들 이름은 기라성 같은데, 정작 심각한 표정으로 주문을 외우며 이름을 묻다가 중간에 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는 패턴이 반복될 뿐이었음. 액션 쪽에선 마동석을 그리 요긴하게 써먹지 못하고, 좀 더 비중을 둔 오컬트 쪽은 정지소와 서현 정도가 버겁게 분투해줄 뿐이어서 결국 액션과 오컬트 모두 잡아내지 못한 채 어설픈 과욕만 남고 말았음. / 영화의 유머 스타일은 초반부터 예감이 영 좋지 않았음. 코미디가 가미됐다곤 해도 일단은 오컬트와 액션이 조합된 이야기이니만큼 그래도 오프닝에선 좀 무게를 잡아도 될 법했는데, 시작부터 되도 않는 상황극을 시전해버린 탓에 기대감이 쭉 떨어져버렸음. 유머가 딱히 필요 없어 보이는 상황 속 뜬금없는 타이밍에 굳이 고리타분한 말장난과 꽁트, 슬랩스틱을 일삼는데, 이는 클라이맥스에서도 어김없이 이어지며 긴장감의 완급 조절 같은 역할은 커녕 그저 흐름을 끊고 몰입을 방해할 뿐이었음. 코미디의 타율도 터지는 부분이 간간이 있긴 했지만 대체로 좋지 않은 편이었고, 끝내 영화의 무게감을 추락시키는 악영향을 미치기도 했음. / 영화의 액션도 초반부터 예감이 영 좋지 않았음. 액션 스타일 자체는 지금껏 흔히 봐온 마동석 액션의 전형이기에 뻔하긴 해도 일단은 봐줄 만했으나, 문제는 타격 사운드였음. 비주얼만 보면 펑펑 터지고 쩍쩍 갈라지는 소리가 들려도 이상하지 않아 보이는데, 마치 마이크에다 수건을 씌우고 녹음한 듯한 먹먹한 사운드가 연신 들리니 액션의 타격감, 쾌감이 확 줄어들었음. 더불어 액션씬의 위치도 애매했음. 마동석이 주인공이니 액션씬은 필수로 넣어야겠는데, 넣을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서 그냥 아무 때나 타이밍 잡아서 아무 데서나 판을 벌려놓은 듯했고, 특히 클라이맥스 속 액션씬은 죄다 꾸역꾸역 좁아터진 집 내부에서 펼쳐지는 통에 시원스럽지가 않고 답답했음. / 타격 사운드 외에도 음악을 비롯한 전반적인 사운드 조절이 아쉬웠음. 볼륨이 대체로 작게 조절된 편이라 기껏 cg 범벅해서 나름 스케일 있고 화려한 볼거리를 마련해 놨음에도 사운드가 빈약하니 공들인 비주얼이 빛을 발하지 못했음. / 정지소의 열연은 아주 가끔씩 오글거릴 때가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이런 영화에 담기엔 좀 아깝단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은 편이었음. 다른 준수한 오컬트 영화에서 봐도 위화감 없이 어우러질 만한 준수한 연기였음. 서현도 오글거릴 법한 역할과 대사들을 나름대로 괜찮게 소화해준 편이었지만, 심각한 표정으로 고대어 주문 등을 외우는 모습이 사실상 활약의 대부분이어서 딱히 인상이 남진 않았음. 그 외에 마동석은 그냥 딱 흔히 봐온 마동석 그 자체여서 무난했고, 이다윗은 아쉽게도 존재감이 별로 느껴지질 않았음. 얼마 전에 본 <백수 아파트>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던 경수진 배우는 여기선 그냥저냥 뻔하고 답답하고 밋밋한 캐릭터를 맡아 딱히 기억에 남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음. / 후반부의 구마 의식 시퀀스가 길어도 너무 길었음. 클라이맥스에 해당할 법한 구간을 후반부 전체로 늘려서 수십 분 동안 진행하는데, 별 볼일 없는 구성과 연출력으로 시간을 채우려니 비슷한 장면들이 단조롭게 반복될 수밖에 없었고, 때문에 액션이며 나름 공들였을 cg 장면들, 이런저런 공포 연출들이 꽤나 밀집해 있음에도 늘어지는 느낌이 들고 지루했음. 또한 주인공들의 활약을 통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는 느낌보단 그저 정해진 순서에 따라 악마가 알아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주고, 주인공들은 그에 대한 리액션을 하는 느낌이 계속 들어서 긴장감이고 흥미진진이고 딱히 느껴지지 않았고, 끝날 때까지 맥빠지는 전개의 연속이었음. / 예고편에서 봤던 연회장 같은 곳에서의 액션은 본편이 아닌 쿠키영상의 분량이었고, 여기서 악당의 본거지를 주인공 팀이 습격하는데, 사실상 최종 흑막인 요한인지 뭔지의 떡밥을 회수 안 한 채로 끝이 났음에도 속편 암시든 뭐든 그냥 부질없게 느껴졌고 별로 기대도 되지 않았음. 다만 끝에서 잠시 애니메이션으로 전환되는데, 이게 은근 폼이 좀 나긴 해서 차라리 속편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쳐지나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