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뽜밹렄딬
2025.05.03
슬픔의 삼각형
유람선이 있으면 어선도 있는 법, 꼭짓점이 있으면 반드시 밑변이 있고 먹이가 있으면 찌꺼기를 피할 수 없다. 비유하자면 <바빌론 (2022) >의 연회장에서 복식을 풀 세트로 빼입고 넬리의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는 장갑 낀 손이 언덕 맨 위에 있다면, 아래서는 DP에 ATM을 곁들인 하드코어 갱뱅물이 인터넷 트래픽의 30% 가량을 차지하며 그것을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인플루언서 호소인들은, 좋아요 품앗이하는 인플루언서 지망생들 뺨치게, 떠 있기 위한 오리처럼, 협찬 거지로서 수면 아래 발을 굴린다. 디즈니를 보고 자라, 카메라 뒤에서 관여하지 않는 자연 촬영을 올린 인스타 게시물 같은 데 카메라맨이 잔인하니 어쩌니 징징 댓글을 싸는 시끄러운 소수는 온실 속 아이로 늙어 죽을 때까지 평생 진짜 현실과 유리된 가상 세계에서 찌꺼기만 남긴다. 그들 입 속으로 들어가는 먹이를 싣는, 바깥에 칠흑의 바닷물이 완연한 죽음으로 넘실대는, 좁은 선박과 댓글들 사이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 왕래 없는 까마득한 간격이 있다. 바다는 조용히 겁탈된다. 스트립 클럽에서 일해 본 적 없는 공주님들은 <아노라>를 보고도 여적여 프레임 씌우는 남자 감독 영화라는 소감 밖에 남길 줄 모른다. 팔뚝에 헐벗은 여자 문신을 한 남자는, 휴게실 TV 앞에서, 하루에 한 번만 변을 봐도 지장 없게 한다는 상품의 광고를 들으며 깜빡 잠에 빠진다. 꿈이었으면 좋았을 잠결 다음에는 어김없이 출렁이는 검은 풍랑 사이로 물고기와 날짐승 떼가 끝까지 따라온다. 일개 꼭짓점에 불과한 카메라맨이 밑변 앞에서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15:30 시네마테크 KOFA 2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