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션스
2025.05.27
액션도 반전도 재미도 밍밍해서 싱겁다
영화는 전직 요원 스티브가 자신의 손으로 죽였다고 보고한 라덱의 행방을 쫓는 내용을 중심으로 흘러갔다. 라덱이 CIA가 발칵 뒤집힐 비밀을 폭로하겠다 하며 기자들에게 접근해 마구잡이 살인을 저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라덱은 기자들의 그 죽음을 CIA에 뒤집어 씌우고 있었기에 CIA 측에서는 어떻게든 그를 찾아내야 했다. 오말리 국장이 그 일을 굳이 스티브에게 맡긴 이유가 빠르게 드러났고, 스티브와 라덱의 접선 역시 금세 이루어졌다. 이후 영화는 라덱과 관련된 진짜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내는 과정이 이어졌다. 스티브는 CIA의 윗선을 의심했고, 케이트는 아무리 봐도 스티브가 의심스러운 게 당연했다. '전직 XX'라는 설정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준 건 2008년에 개봉한 <테이큰>이라 생각한다. 딸을 납치한 이들을 처단하는 전직 CIA 요원 아빠의 고군분투가 흥미로워 재미있게 감상했었다. 이후 2015년에 등장한 <존 윅>은 '전직 XX는 건드리면 안 된다'는 룰을 만들었다. 존 윅은 국가 요원과는 거리가 멀지만 은퇴한 킬러라는 배경을 가지고 있었고, 인생이 뒤흔들릴 사건을 겪은 이후 다시 총을 잡아 복수를 하게 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이후 비슷한 설정의 전직 XX들의 영화를 많이 봐왔고, 나름 나쁘지 않았기에 이 영화 역시 중간은 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오판이었다. 전직 CIA 요원인 스티브는 라덱을 잡는 데에 있어 포지션이 애매했다. 라덱은 물론이고 가족과도 친했던 과거가 금세 드러나 감정적으로 라덱에게 기울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라덱이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 역시 초중반에 밝혀졌는데, 그 사실을 알고 나니 나 역시 라덱에게 마음이 쓰였다. 라덱이 과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를 잡으려는 이들이 인정머리 없는 인간처럼 여겨지기까지 했다. 이후 반전이라고 할 만한 게 밝혀지는 과정이 이어졌다. 문제는 이 모든 것들이 재미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냥 순수하게 재미가 없었다. 스파이 영화라 액션이라도 좋았으면 나쁘지 않았을 텐데, 액션보다는 대사의 비율이 조금 더 높았고 액션도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사건 해결 이전에 꼬아놓은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 또한 그저 그랬다. 전체적으로 흥미를 느낄 만한 부분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영화 속 캐릭터들은 비장했고, 대의와 선의를 위해 움직이는 척하는 걸 보며 외면하고 싶을 정도였다.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브릭레이어>는 원작이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을 정도로 재미가 없었다. 아마존에서 원작 소설의 평점이 4.4로 굉장히 높은데, 영화가 별로인 걸 보면 각색에 문제가 있는 모양이다. 각색에 이름을 올린 두 명의 시나리오 작가는 반성해야 할 것 같다. 개봉 전날 개최한 시사회라는 점에서 배급사 측에서도 큰 기대는 하지 않은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안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