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트롤: 월드 투어'는 1편의 주인공들이 자신들 외에 다른 음악을 즐기는 다른 트롤들과 이들을 모두 록으로 지배하려는 하드 록 트롤의 위협에 맞써 싸우는 영화다. 다채로운 색깔과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과 중독성 강한 사운드트랙으로 어린이들을 노골적으로 겨냥한 전편에 이어 이 영화 또한 그 성향을 이어간다. 영화의 메시지 자체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다양한 장르들의 음악들이 각자 분파를 이루며 서로 떨어져서 사는 세계관은 물론 영화 사운드트랙을 더 많은 히트곡들로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보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좀 더 깊은 면들도 있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음악 장르 매니아들이 공감할 수 있는 특정 장르에 대한 편향성에 대한 재미있는 비유이기도 하지만, 영화는 좀 더 보편적으로 서로 간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에 대한 주제를 이야기한다. 서로 간의 경계를 허무는 조화가 아닌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공존이라는 교훈을 찾아가는 여정인 것이다. 전편에서 무한긍정 에너지로 넘쳤던 주인공의 성격을 이 영화에서는 오히려 재해석하여 그 교훈을 깨달아가는 성장을 그린 점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들을 이용하는 방식은 꽤나 아쉬웠다. 대부분의 조연 캐릭터들은 다소 복잡하게 커진 세계관을 허둥지둥 한 개의 엔딩으로 얽기 위한 도구로 쓰이며 급전개도 꽤 있었다. 그 때문에 상당히 야심차게 확장한 세계관은 덕지덕지 오려붙이며 땜빵질한듯한 허술한 구성을 가지고 있었다. 쥬크박스 뮤지컬로서 영화는 최대한 인기 많았고 히트쳤던 곡들로 구성하지만, 결국에는 팝 위주로 구성된 플레이리스트였다는 점에서 영화의 메시지와 달리 사운드트랙은 다양한 장르들이 공존하고 있다고 보기엔 힘든 것 같다. 뿐만 아니라 팝 외 장르들을 위해 기용한 성우들도 좀 아쉽다. 하드 락을 담당한 레이첼 블룸은 노래를 잘하지만 누가 들어도 락 보컬은 아니고, 팝 보컬이 락 음악을 커버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컨트리로도 팝 보컬인 캘리 클락슨을 캐스팅하니 컨트리가 컨트리로 안 들렸다. 그리고 다프트 펑크의 대표곡 중 하나인 'One more time'을 테크노 음악으로 소개해버렸으니, 이로 인해 여러 꼬마 관객들이 다프트 펑크를 테크노 밴드로 알게 되겠구나라는 끔찍한 생각도 들었다. 정작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다른 장르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