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샤일록
2025.06.20
윌리엄 S. 버로스에 대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보고서
같은 윌리엄 S. 버로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그런가, 영화를 보면서 지난달에 본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퀴어>가 자주 겹쳐 보였다. <퀴어>에서든 <네이키드 런치>에서든, 버로스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 '윌리엄 리'는 자신의 욕망과 중독에 의해 고통받고 망가지며, 왜곡된 현실을 통과하는 인물이다. 다만 <퀴어>가 느릿한 감정선과 내면적 심리 묘사가 두드러지는 반면, <네이키드 런치>는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 특유의 기괴한 이미지가 중심을 이룬다. 영화 속에서 윌리엄이 사용하는 타자기는 벌레의 모습으로 꿈틀거리고, 입처럼 말하며, 성기처럼 끈적한 액체를 뚝뚝 흘린다. 작가에게 타자기는 글을 낳는 생식기이자 배설구이며, 쾌락과 고통이 동시에 발생하는 기관이라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장치처럼 보인다. 또한 타자기는 윌리엄에게 명령을 내리고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작가에게 내면화된 자기검열, 창작 강박, 무의식적 불안을 표현한 것 같다. 윌리엄의 직업이 해충 방역사로 설정된 점도 흥미로웠다. 그가 방역하고자 하는 대상은 단순한 해충이 아니라 그의 내면에 자리한 더럽고 부정하다고 여겨지는 것들—마약 중독, 억압된 동성애적 충동, 창작의 욕망 등—처럼 느껴진다. 자기 안의 타락과 본능을 제거하려던 윌리엄은 벌레처럼 생긴 타자기와 결합해 글을 쓰는 존재가 된다. '방역자'에서 '감염자', 나아가 '생산자'로의 전이인 셈이다. 윌리엄 S. 버로스는 실제로 1951년, 아내 조앤 볼머와 '빌헬름 텔 놀이'를 하다가 그녀를 실수로 쏴 죽였다. 훗날 그는 "나는 조앤의 죽음이 없었다면 결코 작가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끔찍한 결론에 도달했다"는 말을 남겼다. 그런 점에서 영화 속 윌리엄이 초반부와 결말부에서 각각 한 번씩 '조앤'을 쏘는 구조는 창작자로서의 자기 탄생을 위한 일종의 의식처럼 읽힌다. 초반의 총격이 현실의 비극이라면, 결말의 총격은 그 비극을 문학적으로 재구성하려는 무의식의 재연이다. 결국 이 영화는 글을 쓰기 위해 반드시 누군가를 죽여야 했던, 작가라는 괴물의 탄생에 대한 보고서이다. 그 불편하고 죄의식으로 얼룩진 기원을, 크로넨버그 감독은 육체적이고 환각적인 이미지로 스크린 위에 펼쳐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