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송씨네
2025.07.05
어? 어! 어… 우리도 그렇게 살아왔음을.
산속 깊은 곳 어딘가. 네 명의 털복숭이들이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빅풋이라고 부르고 바야바라고도 부르기도 하고(야! 누가 츄바카래?) 아무튼 우리는 이들을 사스콰치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이곳에는 네 명의 사스콰치가 살고 있습니다. 수컷 3, 암컷 1… 그중 하나는 키가 작은 걸로 봐서는 어려 보이죠. 수컷 하나가 집요하게 관계를 요청합니다. 노골적으로 말이죠. 그렇다고 암컷이 늘 응하는 것은 아니고요. 산을 넘고 계곡을 지나 그들의 보금자리를 만들고 철거하고 다시 길을 떠나는 일이 반복됩니다. 지루함의 연속이라 따분하기만 하죠. 늘 먹을 것 걱정도 해야 하는지라 기미상궁처럼 맛보기를 먼저 해 본 뒤 문제가 없으면 다른 무리도 식사를 하지요. 젊은 수컷은 나름 잘난 척을 해 보려 숫자를 세어 보려 하지만 밤하늘의 별은 너무 많고 나무 나이테는 세기가 힘듭니다. 그나마 둥지의 알은 뻔히 갯수가 나오는데 쉽지 않죠. 무리 중 하나가 집요한 관계를 요청하다가 실수로 집까지 무너뜨려 무리와 잠시 갈라지죠. 그래도 미운정 고운정 들었던 수컷인데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여름에는 수상한 뗏목이 강으로 넘어오는 광경을 봅니다. 나무에는 ‘X’라고 표시되고요. 이것뿐 아닙니다. 숲으로 가득한 곳에 아주 평평한 평지가 보이는데 이걸 사람들은 ’도로‘라고 부르죠. 거기에 빨강 천으로 둘러싸인 곳에는 괴상한 물건들이 가득한데 이건 또 인간들은 ’캠핑‘이라 부르죠. 이상한 기계를 누르니 사스콰치들이 울부짖던 소리와 전혀 다른 소음이 나오는데 짜증은 나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나는 이유는 뭘까요? 숲속의 모든 것이 변하고 있습니다. 나무가 사라지고 맨땅에 먹을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빅풋 가족이 그들 나름의 사계절을 지내는 이야기. 영화의 시작이 빅풋의 짝짓기(그래봤자 경쟁자는 두 명밖에 없는 아주 의미없는)로 애초부터 우린 이런 영화라고 서막을 여는 듯 싶었습니다. 흔히 어렸을 때 호기심으로 많이 해봤다는(?) 배꼽 냄새 맡기 같은 것도 있고 외로운 마음에, 새로운 향기를 찾아 스컹크, 뱀 등도 거리낌 없이 가지고 놀죠. 심지어 퓨마 같이 상대의 파워를 인식 못 하고 덤비기도 하며 대참사가 벌어지고요. 참으로 더럽고 묘합니다. 근데 화장실 개그로만 낭비될 것 같은 이야기는 조금씩 턴을 하고 있습니다. 원시시대 이야기로 생각했던 상황은 이 영화가 현재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죠. 벌목으로 황폐해지고 고의로 산불을 내기도 합니다. 자신들은 이렇게 살아있는데 박물관 유적 취급을 받고 있죠. 추접하고 더러워도 결국 우리 역시도 시초는 원시 부족이나 유인원 혹은 빅풋일지도 모르죠. 젤러 형제(데이비드 젤러, 네이선 젤러)의 영화는 코믹함을 유지하는 동시에 풍자도 아끼지 않죠. 일본 아가씨의 낯선 나라에서의 모험을 그린 ‘쿠미코, 더 트레저 헌터‘를 보더라도 보통 골때리는 양반들이 아니구나 싶죠. 더구나 이번 작품 제시 아이젠버그와 카일리 리오가 출연했는데 너무 특수 분장을 해서 누가 누군지 알 수 없을 정도죠. 거기에 모유, 소변, 대변 등의 분비물의 대향연을 아무렇지 않게 보여주고 있죠. 다시 말하자면 이 영화는 화장실 개그의 영화로만 생각하면 금물입니다. 그게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이고 태초의 우리 조상들도 이러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겠죠. (어쩌면) 이제 셋뿐입니다. 인간들에게 자리를 빼앗긴 이들은 어디로 갈까요? 이게 어디 빅풋뿐일까요? 단언컨데 이번에 개봉한 ’쥬라기 월드‘보다는 그래도 더 유익할 것 입니다. 적어도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