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K가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

BTS가 빌보드를 석권할 때에도, 온 세상이 아파트 아파트로 물들 때에도 저의 K-POP에 대한 인식은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인기가 있는 건 알겠지만 좀 호들갑스러운!? 그런 정도였지요. 대놓고 K-POP을 들이미는 이 애니메이션, 그것도 아이돌 그룹이 악마 사냥꾼이란 컨셉에 더해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제작한 것이라길래 끔찍한 혼종의 괴작이 하나 나왔겠거니 했습니다. 솔직히 K-POP이 이 정도였을 줄은 몰랐습니다. 스파이더맨의 제작사로 그 명성에 걸맞은 상당한 퀄리티의 비주얼도 그렇지만,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한 데에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한국 문화를 완벽하게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겉핥기는 결코 아닙니다. 다른 문화권에서 본 한국으로 본다면 꽤 설득력 있는 판타지가 되겠고요. 이야기의 바탕이 되는 설정 면에서는 꽤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는 상상력과 센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토속신앙의 굿판에서 아이돌의 콘서트로 이어지는 색다른 퇴마의 감각이 정말 신선했고요. 민화 '작호도'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까치와 호랑이 캐릭터는 당대의 완벽한 마스코트 캐릭터입니다. 작중에 나오지 않지만 '수지'와 '더피'라는 이름이라고 하네요. 상품화되면 무조건 팔리는 캐릭터의 탄생입니다. 이야기 자체도 모난 구석 없이 99분의 러닝타임에 딱 들어맞는 구성이고요. 뻔하다면 뻔하고 유치하다면 유치한 이야기이지만 그만큼 이해도 쉽고 가볍게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K-POP을 타이틀에 걸어둔 만큼 상당한 수준의 OST를 자랑합니다. 첫인상은 대강 K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알량한 속셈인가 싶었지만, 아닙니다. 이건 정말 제대로네요. 국내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 참여한 상당히 수준 높은 곡들로 가득합니다. 주말에 채널 돌리다가 간혹 지나가면서 음악방송을 스쳐 지나가는 수준이라 요즘 아이돌에 지식은 전무합니다. 특히 남자 아이돌 그룹의 퍼포먼스는 정말 못 보겠는데, 그 똑바로 쳐다보기 힘든 감성이 분명 이어지긴 합니다만 여기서의 '사자 보이즈'는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애니메이션 캐릭터라서 좀 낫다고 할까요. 현실에도 버추얼 아이돌은 있긴 하지만... 입덕할 일은 없으니 생략합니다. 아무튼 아이돌 그룹의 절도 있는 군무를 완벽하게 재현한데 더해 작품 만의 화려한 연출이 더해진 퍼포먼스가 확실한 볼거리입니다. 예상치 못한 놀라움의 작품으로 무엇보다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란 것에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헌트릭스는 물론 사자 보이즈도 후속작에서 다시 만나길! 백범 김구 선생님 보고 계십니까 선생님께서 꿈꾸던 문화강국이 여기 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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