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기분 좋은 복사 + 붙여넣기

-<드래곤 길들이기>는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작품으로, 애니메이션 1편에 해당하는 내용을 고스란히 밟고 있습니다. 원작이 드림웍스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워낙 개성이 강한 시리즈이기 때문에, 이번 실사화는 무리한 변주보다는 최대한 원작을 재현하는 방향으로 기획됐습니다. 당장 연출을 맡은 딘 데블로이스 감독부터가 크리스 샌더스와 함께 원작의 공동 연출을 맡았던 사람이고, 크리스 샌더스 하차 이후 시리즈를 이끌어온 사람이니 말이죠.(여담으로 크리스 샌더스는 이후 시리즈의 제작을 맡았고, 알짜배기 흥행작 <크루즈 패밀리>, 그리고 드림웍스의 또 다른 최고작 <와일드 로봇>을 연출하게 됩니다.) ​ -이러한 방향에 걸맞게 <드래곤 길들이기>의 전반적인 내용은 전작을 그대로 복사+붙여넣기 한 듯 판박이처럼 다가옵니다. 내용뿐만 아니라 영화에 등장하는 드래곤들은 파충류에 가까운, 보다 현실적인 디자인을 갖게 된 것을 제외하면 거의 판박이나 다름없으며, 특히 메인 캐릭터인 투슬리스는 원작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죠. 비록 실사화를 거치면서 바뀌는 몇몇 설정들에 따라 러닝타임 역시 원작의 98분에서 125분으로 늘어났고, 구조는 같은데 시간이 늘어나니 영화가 조금 늘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원작의 매력을 실사화로 잘 옮겨 담았습니다. ​ -무엇보다 원작에서 가장 중요한 두 요소가 있다면 주인공 히컵[메이슨 테임즈 분]과 투슬리스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스토리텔링과 시원하게 창공을 가르는 비행 장면일 텐데요, 이번 작품은 이 두 부분을 상당히 잘 살려냅니다. 이 역시 원작을 충실히 이행하는 데서 파생되는데요, 전반적인 장면 연출이나 디테일한 구도까지 원작을 따라가며 그 매력을 살려냅니다. 특히 비행 장면에서 인물들이 취하는 구체적인 동작들이나 대사까지도 똑같이 가져가면서 원작에서 느낀 감정들을 고스란히 이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물론 이러한 특징들 때문에 <드래곤 길들이기>는 원작의 하위호환에 위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실사화가 긍정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원작의 정수를 모두 잘 살려냈다는 점, 그리고 애니메이션에서 실사의 차이를 잘 극복해냈다는 점입니다. 특히 후자의 측면이 눈에 잘 안 띄면서도 핵심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애니메이션의 만화적인 연출과 디자인을 실사에 걸맞은 디자인으로 바꾸며 사실적으로 바꾸면서도 아기자기한 요소들은 남겨둬 원작의 밝은 분위기는 유지되도록 구현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시감으로 가득 차 있는 작품이지만(사실 기시감을 넘어서 원작의 그 모습 그대로이니...) 그 느낌이 나쁘지 않은, 오히려 좋은 작품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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