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조신익
2025.07.10
속도감과 중저음으로 휘몰아치는 시청각적 롤러코스터
-사실 <F1 더 무비>는 우리가 익히 봐온 이야기를 반복하는 작품입니다. 전성기를 훌쩍 지난 베테랑(본작의 경우 소니 헤이즈[브래드 피트 분])이 아직 능력이 부족한 팀에 합류해 루키와 스태프들과 갈등을 벌이기도 하고(본작의 조슈아 피어스[댐슨 이드리스 분]) 팀의 수뇌부의 신뢰도 받지 못하지만, 이내 이들과 어울리고(혹은 이겨내고) 소기의 성과를 올리는 이야기. 당장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탑건: 매버릭>의 이야기가 이에 정확히 부합하고 있으며 다수의 스포츠 영화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기본 골자로 삼고 있습니다. -물론 뻔한 이야기라 하더라도 그 안에서의 갈등과 드라마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깊이감을 확보할 수는 있습니다. 비슷한 골자의 이야기를 다룸에도 30년이라는 전작과의 시간과 그 시간을 영화 내적인 이야기로 훌륭하게 풀어낸 감독의 전작 <탑건: 매버릭>처럼 말이죠. 하지만 <F1 더 무비>는 이러한 점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합니다. 각본 상으로는 어디까지나 '익숙한 맛'에 기대는 영화이며, 일부 연출(대표적으로 소니와 케이트[케리 콘던 분]와의 로맨스)은 게으르기까지 하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러한 영화가 두 시간 반이 넘는 러닝 타임 동안 이러한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설득하기 위해서는 영화의 핵심 콘텐츠, 레이싱 장면들을 어떻게 그려내느냐에 달렸습니다. 단지 엔터테이닝한 요소에 그치지 않고 영화 속 인물들이 그렇게 (문자 그대로)목숨을 걸고 달려드는 일이 바로 레이싱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F1 더 무비>는 이 부문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둡니다. 실제 차량을 운전하고(물론 F1 차량은 아니며 F2 차량을 F1 엔지니어들과 개조해 F1 차량처럼 보이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실제 F1 그랑프리가 열리는 현장까지 촬영한 노고가 드러나듯 영화가 제공하는 영상은 굉장히 사실적이며 레이싱이 주는 속도감과 때로는 바퀴가 맞닿을 정도로 달리거나 거친 도로 위를 내달리는 긴박함과 질감을 시각적으로 고스란히 전달해냅니다.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연출은 물론 <탑건: 매버릭>에서도 협업한 클라우디오 미란다 촬영감독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부분이었어요. -<F1 더 무비>는 단지 시각적인 쾌감에 그치지 않습니다. 레이싱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강렬한 배기음으로 레이싱 장면들 내내 관객들을 때리며 그 감흥을 더합니다. 중저음으로 휘감는 음향이 영화의 감각적인 경험을 한층 더 강하게 보강하며, 단지 음향뿐만 아니라 한스 짐머가 맡은 음악 역시 저음부가 강조되며 심장을 살살 긁는 듯한 느낌을 아주 잘 구현해 내고 있습니다. 특히나 음향과 음악은 묘사하기가 어려워 길게 서술하지 못해 아쉽지만, 그 경험의 정도만 생각하면 시각적인 부분을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평이한 부분이 꽤나 많은 작품이었음에도 마치 롤러코스터와도 같은 시청각적인 경험으로 이 모든 것을 극복하는 영화였고, 그 경험만큼은 요 근래 유사한 다른 영화들과 비교해 봤을 때 우위에 있지 않나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여담으로 덧붙이자면, 기술적인 특징이 부각되는 작품이다 보니 일반 상영관보다는 특별관 관람을 추천하게 되는 작품입니다. 저는 IMAX 상영관에서 관람했는데요, 일반 상영관과 달리 IMAX 전용 확장 화면비(일반 2.35:1, IMAX 1.9:1)가 있는 작품이기에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대로 음향과 음악에서 저음부가 상당히 강조되다 보니 돌비시네마 관람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인적으로도 일정이 맞으면 돌비시네마로 재관람을 하고 싶을 정도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