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JH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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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7

오징어게임에 대한 나의 감상 자체가 작중의 미로같은 시설구조같다. 좋고 나쁜 것들이 온통 혼재되어있어서 딱 한 길로 "이거다!"하고 결론을 못내리겠고 빙빙 둘러가며 헤메고있다.

야수 같은 시스템 속에서도 바보같은 선의에 대한 뻔한 믿음. + 그러나 또한 그 체제 속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나가는 사람들의 자극적인 모습을 제일의 오락거리로 삼고 있는 이상한 작품. 다시 말하면 <오징어 게임>은 작중 인물들의 불행과 살육을 관음하는 포르노로서 기능하는 측면이 있다. 실제로 대중의 관심도 자본주의 비판이라는 주제보다는 살인 게임 그 자체에 명백하게 더 집중되어 있다. +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모든 서사는 결국 오락이 아닌가? 관음성과 오락성에서 자유로운 서사적 비판이라는게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 그런데 또다시 한번, 이 극을 평면적인 살육 오락에서 구원하는 것 역시 각 인물을 체스말이 아닌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인물에 부여되는 '서사'다. + 모든 진행요원이 가면을 쓴 채 현실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판타지의 세계를 만들지만, 동시에 가끔 그들도 사람이라는 점을 드러낸다던가, 준호라는 캐릭터를 통해 게임의 안과 밖을 탐구하고 바깥세상과 연결하는 점도 흥미롭다. + 그럼에도 이야기가 꽤 뻔하고, 대사가 종종 어색하게 느껴지는 구간들도 많다. + <오징어 게임>에 대한 나의 감상 자체가 작중의 미로같은 시설구조같다. 좋고 나쁜 것들이 온통 혼재되어있어서 딱 한 길로 "이거다!"하고 결론을 못내리겠고 빙빙 둘러가며 헤메고있다. 그래서 이렇게 지저분한 코멘트를 쓸 수 밖에 없었다. + 그래서 재미있었느냐? 재미는 있었다. +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시리즈 역대 흥행 1위라는데, 그 말은 사실상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상 전세계에서 가장 흥행한 tv시리즈라는 말이 아닌가? 그 정도면 다른 건 다 제쳐두고 일종의 역사 공부라는 측면에서라도 한 번쯤 볼 필요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