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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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에 정답이 있는건 아니야. 때론 그냥 놓아줘야 해." . . DCEU를 포괄하는 DC의 '정사' 타임라인 그리고 실현되지 못했던 수많은 가능성들이 지녔던 찬란함과 어두움, 그 모든 순간들을 플래시의 속도로 돌아보며 아낌없이 예우한다. 2016년작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부터 자그마치 7년이 걸렸던- DC의 올바른 '엄마' 사용법. . . 이제는 좀 식상하단 느낌마저 드는 '멀티버스'와 <백 투 더 퓨처> 이후 우후죽순 쏟아졌던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가장 잘 녹여낸 슈퍼히어로 무비. 이 영화는 플래시의 시간선이 과거의 어느 곳으로 불시착한 순간부터 관객들도 언젠가의 과거로 되돌아가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그리고 다시 현재의 어느 지점으로 돌아옴과 동시에 당시엔 후회했던 과거들, 그리고 여전히 그대로 있어준 현실에 감사하게 된다. 플래시의 일련의 행동들에서 개연성과 공감대를 느끼며 납득할 수 있던 것은 아마 우리 모두도 바로잡고 싶었던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이겠지. . . 이 영화는 '장르 영화'의 클리셰같은 연출들을 꽤 똘똘하고 재치있게 비틀어낸 연출을 선보인다. 히어로의 첫 단독 영화들에선 뻔하디 뻔하게 러닝타임 전반부에 히어로의 '기원'을 설명하는데, 최근엔 그런 클리셰를 답습하지 않고자 극단적으로 아예 생략해버려 등장하는 히어로가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겐 '이게 뭐지?' 하는 당혹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러나 <플래시>는 플래시라는 히어로의 기원에 대해 기존의 방식과는 조금 다르게 소개한다. 또한 이젠 관객들에게 피로감마저 드는 '멀티버스'라는 소재에 대해서도 어려운 이론이나 설명보단 재치있는 비유와 캐릭터 연출로 녹여낸다. . . 에즈라 밀러의 플래시,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 사샤 카예의 슈퍼걸까지 모두 각자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배트맨과 슈퍼맨(물론, 슈퍼걸이지만)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일반 관객들에겐 낯설 수 있는 히어로 '플래시'의 존재감이 그들 사이에서 옅어져 자칫 주객이 전도되어버릴 수 있다는 염려도 있었지만- 실제 영화에선 충분히 각자 역할을 분배받았으면서도 아주 눈에 띈다기보단 '명품 조연' 역할을 해내며 플래시를 빛나게 한다. . . 무엇보다 숱하게 쏟아지던 패러디와 이스터에그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치 MCU의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같이 말이다. 예상치 못했던 카메오들의 출연도 너무 즐거웠다. 한편으론 이 영화가 DCEU의 마지막이란게 시원섭섭함이 들기도 하고-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처럼 결국엔 내 기억 속 DCEU는 '지금보단' 충분히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