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권영민
권영민
2025.08.05
.
고담시의 어둠과 악취로 가득한 영화는 배트맨, 펭귄, 캣우먼을 단지 히어로와 빌런으로 이분하지 않고 삼분할하며, 그들 모두가 갖고 있는 결점과 결핍의 심연을 꼼꼼히 들여다본다. 각자의 가치와 욕망이 충돌하는 순간들을 감독 특유의 연출방식과 배트맨 세계관의 독특한 캐릭터 스타일로 버무린 <배트맨 2>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각각의 캐릭터들에게 선악을 나누는 규정이나 판단을 구하지 않고 단지 각 캐릭터들을 통한 사유와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배트맨 시리즈의 치트키였던 '조커'도 없고, 주인공인 '배트맨' 또한 상대적으로 분량을 많이 배분받지 않았음에도 보는 맛과 씹는 맛 모두를 갖춰 배트맨 실사영화 중 높은 위치에 두기 충분한 명작. . . 전작인 <배트맨>이 워낙에 기념비적이어서인지, 잭 니콜슨의 조커에 비해 이 영화의 두 빌런이 좀 부족할거란 편견이 있었다. 그러나 감히 이 둘은 배트맨 실사영화 시리즈의 빌런들 중 앞자리에 세울만한 빌런 아닌가 싶다. 대니 드비토의 펭귄은 멍청하고 흉측해보이는 비주얼 뒤에 지독한 교활함과 뒤틀린 야심을 숨기고 있고, 미셸 파이퍼의 캣우먼은 배트맨, 펭귄 모두와 엮인 채 양가적 감정으로 극을 휘두르는 도발적이고 뇌쇄적인 매력을 선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