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샤일록
2025.08.22
선택할 수 없는 성장과 진화는 이토록 두렵고 부자연스럽다
어린 소년들과 그들의 '어머니들'인 성인 여성들만 살고 있는 외딴 섬. 모든 것이 통제된 이 공간은 낯설고 기형적인 방식으로 성장과 진화를 재구성한다. 주인공 '니콜라'를 비롯한 소년들이 겪는 알 수 없는 변화는 깊은 불안을 안긴다. 영화는 서사 대신 이미지와 분위기에 의존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상징은 불가사리였다. 외계 생명체처럼 별난 생김새와, 절단된 팔을 재생하는 능력은 소년들이 겪는 새로운 형태로의 변이를 암시한다. 암수의 구분이 모호하고 무성생식이 가능한 불가사리의 특징은 젠더 역할이 붕괴된 생식 모델을 시각적으로 나타낸다. 이는 소년들에게 아버지가 부재하는 점과, 그들이 겪는 실험의 정체와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소년들이 반복적으로 코피를 흘리는 장면 또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는 단순한 사춘기의 한 증상일 수도 있지만, 강제된 신체 변화와 이에 따른 생리적 거부 반응으로 보인다. 소년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방식으로 몸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고, 코피는 이러한 내면의 공포가 신체 외부로 표출되는 상징적 행위이다. 실험을 당한 소년들이 더 이상 순수하지 않음을 의미하기도 하고, 그들이 겪는 성장과 변화가 고통스럽고 위험함을 함축하기도 한다. <에볼루션: 새로운 탄생>은 생명, 성장, 젠더, 진화와 같은 주제를 불친절하면서도 아름다운 방식으로 제시한다. 푸른 바닷속 풍경이 주는 환상적인 기이함과, 병원의 섬뜩한 깨끗함이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미학을 완성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몽환적이고 불길한 분위기가 영화의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난해한 면도 없진 않았지만, 공포를 넘어선 신비와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