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장혜령
2020.06.18
꿈과 상상은 언제든 뜬금없이 깨진다
나는 이 영화가 기존 서사와 클리셰를 탈피하고 한국에서 드물게 만들어진 독특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정진영 감독이 배우에서 연출가로 전향하며 공부를 열심히한 흔적이 엿보였다. 한제와 영제인 ME and ME를 곱씹어 보면 좋다. 어떻게든 결말을 지으려고 장황하게 시작하다 급하게 마무리 짓는 것보다 낫다. 오히려 결말을 지어주지 않고 끝나 좋았던 영화는 처음이다. 너무 쉬운 서사와 이 영화는 이렇게 보면 된다고 정해주지 않고 관객을 영화 속으로 떨어트린다. 절대 쉽게 구해주지 않고 형구와 시간 속에서 함께 나갈 방법을 강구해야 할거다. 영화는 끝나 관객은 극장을 빠져 나왔으나 형구는 영화 안에 갇혀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뭘 이야기하는지 답답할 것이다. 얼마나 쉽게 자신만의 해석 없이 누군가가 정해준 것에 따랐는지 생각해 보게 할 것이다. 누구나 주체적인 삶을 살려고 하지만 타인의 시선과 주장에 쉽게 따른다. 이 영화를 통해 내 생각을 갖고 다양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고 고민해보길 바란다. '대체 형구는 왜 저러는걸까'라고 말이다. 한 가지 더! 우리가 자면서 꾸는 꿈이나 현실에서 잠깐하는 상상도 서사없이 시작해 갑작스레 깬다. 결국 주인공 형구가 겪은 기묘한 미스테리가 우리의 삶과도 닮아있다.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치지만 이내 현실에 안주하고마는 인생처럼 말이다. 배우에서 연출가로 변신한 인물 중 성공한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클린튼 이스트우드가 대표적, 여성 감독으로는 그레타 거윅, 소피아 코폴라 정도겠다. 우리나라는 가뭄에 콩나듯이다. 개인적으로 정진영 감독의 차기작이 무척 궁금해진다. 더불어 김윤석, 김도영 감독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