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름다움밖에 안 남는 영화지만 아름다우니까 용서된다

젊음과 아름다움에 대한 철학적 사유와 도시에 대한 예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했지만 어느 쪽도 제대로 성취하지 못하고 어중간하게 느껴진다. 서사의 흐름은 산만하게 흩어지고, 인물들이 가진 집착과 욕망은 공허한 울림으로 남아, 예쁘고 고혹적인 이미지의 나열만이 두드러진다. 나폴리에 대한 헌정 또한 관광엽서 같은 장면과 퇴폐적 상징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 특유의 탐미적 시선은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화면을 만들어내지만, 때로는 그저 아름다움만을 위해 넣은 듯한 장면들이 눈에 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카메라 워킹과 미장센은 지나치게 명품 패션 브랜드 광고를 연상시켜서, 2시간짜리 패션 필름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러한 요소들은 영화가 추구하는 주제 의식과 형식 사이의 괴리를 더욱 부각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상미에 약한 나는 주인공 '파르테노페'와 나폴리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영화에 끝까지 빠져들었다. 푸른 해안과 골목,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회화처럼 아름다웠고, 파르테노페를 연기한 셀레스트 달라 포르타의 뇌쇄적인 눈빛에 화면 너머의 나까지도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