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8.1/그동안 각자의 '트루키즈 쇼'를 거리낌 없이 소비하고 즐겨주신 여러분의 '#진상을 말씀드립니다'.

8.1/그동안 각자의 '트루키즈 쇼'를 거리낌 없이 소비하고 즐겨주신 여러분의 '#진상을 말씀드립니다'. / 하나의 큰 틀 안에서 약간씩의 공통점을 통해 연결되지만, 어쨌든 별개의 에피소드들이 이어진단 점에서 사실상의 옴니버스식 전개를 보여줌. 정보가 전혀 없었는데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형식으로 전개돼서 반가웠고, 본론에 앞서 펼쳐진 세 개의 에피소드가 모두 최소 무난함 이상의 재미와 간결하면서도 깔끔한 완성도를 자랑했음. 본론도 아쉬운 점이 보이는 와중에 앞선 에피소드들을 아우르며 기본적인 재미와 메시지를 챙겼기에 전반적으로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음. / 첫 번째 에피소드는 일본 중산층 단독주택 가정집이라는 은근 익숙한 배경에서 벌어지는 호러 스릴러 전개를 통해 무난한 재미를 보여줬음. 과외선생이 찾아간 타이밍에 하필 살인 사건이 벌어져서 범인이 그 집 아이의 엄마 행세를 하다가 들키는데, 알고 보니 살해당한 엄마는 정신병이 있어서 죽은 아들이 살아있다고 믿었기에 과외 선생을 부른 것이었고, 집에 있던 아이는 그냥 그 타이밍에 우연히 그 집에 들어갔던 빈집털이었다는 반전. 괴담스러운 살인사건의 전말과 한차례 더 여분의 임팩트를 주는 더욱 괴담스러운 반전까지 전반적인 구성이 나쁘지 않았음. 배우들의 연기가 살짝 거슬리긴 했지만 몰입하는 데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고, 산뜻하게 시작을 알리면서 흥미를 동하게 만들어주는 준수한 에피소드였음. / 두 번째 에피소드는 무난무난하면서도 나름의 장르적 임팩트가 있었음. 원조교제하는 중년 남성이 꽃뱀에게 속았는데 알고 보니 그 남자는 자기 딸이 원조교제를 그만뒀으면 해서 원조교제녀들만 노려서 죽이고 다니던 연쇄살인마였고, 아이러니하게도 남자의 딸은 원조교제 뿐만 아니라 꽃뱀짓까지 하고 다녔으며 이를 제보한 스피커가 바로 그 남자의 딸이었다는 겹겹이 반전까지. 사실 중간쯤까진 원조교제 대 꽃뱀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그냥저냥 소재빨 정도로 소모하는가 싶었는데, 살인마 역을 맡은 배우 이토 히데아키가 과거 <악의 교전>에서 보여줬던 나이스한 싸이코 살인마스러운 연기를 여기서도 재차 보여주며 장르적 긴장감을 살려줬고, 임팩트가 크진 않았어도 나름의 겹반전까지 품고 있어서 이 에피소드 또한 제법 볼 만했음. / 세 번째 에피소드는 화상 채팅이란 요즘 공포 장르 속 단골 소재를 한차례 비트는 스릴러 전개를 통해 장르적 긴장감을 유발했음. 친구들끼리 화상 채팅으로 술자리를 가졌는데 친구 한 명이 자기 약혼녀와 바람을 피운 다른 친구를 조지겠다 선언하고, 알고 보니 그 바람 피운 남자가 주인공 본인이었는데, 주인공은 이를 전혀 모르고 있어서 친구가 약혼녀만 죽이고 주인공은 살려줬다는 이야기. 남자들끼리 화상으로 술자리를 가진다는 설정이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졌고, 살인마 친구가 주인공에게 자신의 범행 과정을 굳이 소상하게 설명해주는 대목은 좀 늘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악독한 바람녀는 죽고 선량한 바람남은 살아남았단 나름 합리적인 결말과 함께 괴담과 치정극이 적절히 섞인 이야기가 장르적 쾌감을 선사했기에 충분히 다른 에피소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본론으로의 다리 역할을 해줬음. / 네 번째 에피소드이자 여러 떡밥들을 회수하며 전개된 본론은 영화 <트루먼 쇼>를 떠올리게 하는 소재를 아이들 버전으로 재가공해서 다소 가볍고 자극적이지만 그럴 법하다 싶도록 흥미롭게 풀어냈고, 명작이라 칭송받는 <트루먼 쇼>와 결을 같이 하는 메시지 또한 나름 그럴 듯하게 녹여내며 인상을 남겼음. / 다만 클라이맥스까지의 전개에서 과하다 싶은 부분이 좀 보여서 아쉬웠음. 어린 아이들의 섬마을 생활기를 당사자들 몰래 업로드한 영상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단 것까진 납득이 가능했고, 전말을 알게 된 아이들의 반응을 다룬 흐름까지도 그럴 수 있겠다 싶었음. 허나 그 아이들이 나중에 어른이 돼서 자신들의 삶을 고작 흥미거리로 소비했던 대중들에게 경고하고 복수하고자 '#진상을 말씀드립니다'라는 컨텐츠를 만들어서 초대박을 치고 납치에 신상공개 등의 범죄까지 저지른다는 흐름은 과하고 비현실적이며 작위적으로 느껴졌음. 지금껏 각자 잘 살고 있다가 시한부 선고라는 진부한 동기 정도로 행동을 개시했단 점도 별로였고, 아무리 파급력이 쎈 방송이라 해도 무슨 신상이 공개된지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집 앞으로 사람들이 막 찾아오고 괴로워하는 그림도 상당히 넌센스였음. 또한 이 일을 벌인 두 캐릭터의 묘사도 좀 요상했음. 고자극을 쫓아 비윤리적인 컨텐츠까지도 무분별하게 소비하는 익명의 대중에게 경종을 울리려 한다는 나름대로의 정당성과 정의를 품은 인물들이 무슨 광기에 사로잡힌 살인마라도 되는 양 악당스러운 과장된 웃음소리를 내며 미쳐날뛰는 듯한 모습까지 보여주는데, 오히려 메시지의 전달력을 좀 흐린다는 느낌이 더 크게 들 뿐이었음. 혹여나 그들 역시도 자극에 절여지다 못해 그 일부가 됐음을 시사하고자 택한 연출이었다 해도 명백한 악수로 보였음. / 몇몇을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좀 아쉬웠음. 과장된 스타일을 보여주거나 혹은 어색하거나. 첫 번째 에피소드 속 옆집 여자의 연기는 좀 과하게 느껴졌고, 아역 배우는 벌벌 떨 때의 연기가 너무 어설펐음. 두 번째 에피소드 속 꽃뱀녀가 막판 두려움에 떠는 연기도 되게 어색했는데, 어떤 반전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이려는 의도였다 해도 그냥 별로라는 느낌이 더 컸음. 세 번째 에피소드 속 주인공의 연기도 소리를 빽빽 질러대는 통에 시끄럽고 과했으며, 살인범 후지와라의 연기는 중2병스러운 느낌이라 살짝 오글거리기도 했음. 마지막 에피소드의 스피커를 자처한 스즈키 역의 배우 오오모리 모토키의 연기 역시 상당히 과장된 연극톤이라서 몰입에 방해긴 좀 될 정도였음. 예전에 일본 영화를 보면서 종종 느꼈다가 최근 들어서는 잊고 있었는데 다시금 일본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 스타일이 눈에 들어와서 좀 거슬렸음. / 경비왕 캐릭터를 맡은 배우 키쿠치 후마를 보면서 자꾸 누군가를 닮은 것 같단 생각이 들었는데, 유튜브 채널 '그냥필름' 속 민수 역할 배우의 곱상한 버전을 보는 것 같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