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맨드로바
2020.07.02
죽음의 방탈출 게임
- 목숨을 건 탈출 - 여러분은 ‘방 탈출 게임’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방 탈출 게임’은 방 안에서 탈출에 필요한 단서를 찾아서 문을 열고 탈출하거나 옆방으로 건너가면서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곳곳에 ‘방 탈출 카페’를 흔하게 볼 수 있었죠. 더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와 비슷한 ‘미궁게임’이 유행했었습니다. 주로 인터넷을 통해 진행되고 문제의 정답을 주소창의 정해진 곳에 입력하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고 그것은 곧 탈출하거나 다음 방으로 넘어가는 식의 웹 게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 <이스케이프 룸>또한 방 탈출 게임을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이스케이프 룸>에서 언급되는 가상기업 미노스에서 만든 ‘방 탈출 게임’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스케일부터 남다릅니다. 처음 참가자들이 들어가는 방은 얼핏 보면 편안한 대기실처럼 보였다가 어느 순간 공포의 화재 현장으로 돌변하고 참가자들의 목숨을 위협합니다. 그 후에 이어지는 방들도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위험천만한 함정들이 숨어있죠. 첫 번째인 오븐 룸부터 아이스 룸, 업사이드다운 룸, 포이즌 룸, 일루전 룸, 크러쉬 룸 등 총 여섯 개의 목숨을 위협하는 방들은 저마다의 디자인이 독특하고 각 방의 이름에 맞게 화형, 동사, 추락, 질식, 환각, 압사까지 숨겨진 부비트랩들이 곳곳에 배치된 느낌을 가지고 있어서 참가자는 물론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도 긴장감을 갖게 합니다. 저는 업사이드다운 룸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치 제가 방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할 정도였고, 또 일루전 룸 장면은 착시효과도 일어나고, 정말 제가 어지러울 정도의 영상미를 보여주었습니다. <이스케이프 룸>을 보다보면 독창적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한 편으로는 참고한 영화가 여러 편 있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쏘우 시리즈>와 <큐브 시리즈>가 가장 눈에 띕니다. 탈출을 위해선 목숨을 걸어야 하고 급박한 상황 속 이기주의 때문에 상대를 배신할 수밖에 없는 점도 그렇고, 겉으로 볼 땐 문제없어 보였던 방 안에 숨겨진 함정이 드러나는 장면 등에서 연상되는 부분이 있습니다.(단 <쏘우>나 <큐브>와는 달리 잔인한 연출은 최대한 피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또 마지막 크러쉬 룸에서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방이 좁아지는 장면은 <페르마의 밀실>(2007)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이스케이프 룸>이 공포보다는 스릴러에 초점이 맞춰져 있긴 해도 상당한 재미를 불러일으키기에는 적합했지만 몇몇 아쉬운 부분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면서 감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만한 아이디어면 왠지 속편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제 생각을 읽은 건지, 결말부분이 후속편으로 이어지는 전개로 끝을 맺죠. 그래도 뭔가 부족해 보였습니다. 영화 전체적으로 속도감 있는 전개는 좋았지만 너무 생략하는 것 같았고, 후반부에 숨겨져 있던 진실이 드러나는 장면은 반전 같으면서도 그렇게 소름 돋을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